[최용재기자] 한국 여자축구의 월드컵 여정이 드디어 시작된다.
사상 첫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의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첫 경기가 펼쳐진다. 한국은 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5 캐나다 월드컵 E조 조별예선 1차전 브라질과 일전을 치른다.
브라질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7위의 세계적 강호다. E조 최강팀이자 우승 후보이기도 하다. FIFA 랭킹 18위 한국으로서는 버거운 상대임은 분명하다. 현실적으로, 객관적으로 봤을 때 한국의 월드컵 첫 승 제물이 브라지질이 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한국이 브라질에 승리를 한다면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지난 2001년 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한국은 이지은, 차성미, 강선미의 연속골로 브라질에 3-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브라질이라고 해서 승리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그렇지만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무리한 도박을 할 필요는 없다. 효율적으로,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멀리 봐야 한다. 브라질전 승리보다 중요한 것이 16강 진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브라질전 핵심은 '수비'다.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아니라 골을 먹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은 본선 진출국 수가 24개국으로 늘어났다. 4개팀 6개조로 나뉘어 조 1, 2위가 16강에 진출하고, 3위 팀 중 상위 4개팀이 16강에 올라설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브라질에 이어 조 2위를 노리는 동시에 조 3위로라도 16강에 갈 수 있는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라질전에서 최대한 실점을 줄여야 한다. 3위 싸움은 골득실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브라질전에서 승리한다면 최대 수확이다. 그렇게 된다면 16강 진출은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최강 브라질과 무승부를 거둔다 해도 한국으로서는 만족할 수 있는 결과다. 지더라도 최대한 실점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 다음 14일 FIFA 랭킹 37위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 승리를 쟁취하고, 18일 FIFA 랭킹 14위 스페인전에서 마지막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서 브라질전에서는 수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브라질에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있다. 마르타다. 마르타는 FIFA 올해의 선수상을 5년 연속 수상한 세계 최초의 선수이자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골(14골) 타이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마르타를 막아내야 한다. 마르타를 봉쇄해야만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윤덕여호가 브라질전에서 스리백을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로 치른 지난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포백과 스리백 모두 가동시키며 수비 전술을 실험했다. 그리고 세계 최강 중 하나인 미국의 화력을 막아내는데 성공하면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는 최강 화력의 브라질을 만나기 전 전초전과 같았다. 미국전에서 보여준 한국의 수비는 완벽에 가까웠다. 브라질 화력도 막아낼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도 경기 하루 전인 9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국전은 우리가 큰 힘을 받을 수 있는 경기였다. 강한 전력을 가진 미국에 맞서 우리 수비수들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수비 조직력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자신감을 얻게 됐다. 가장 큰 수확이 이것이다"라며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태극낭자들은 브라질전에서 수비에 집중해야 한다. 혹여나 승리하지 못해도 괜찮다. 무승부만 거둬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브라질 화력을 막아내야만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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