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고 경쾌한 타구음이 전해졌다. 그 순간 포항구장에 모인 1만여명의 관중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함께 함성을 질렀다.
이승엽은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외 경기에서 3회말 상대 선발투수 구승민이 던진 2구째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쳤다.
그는 이 홈런 한 방으로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4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을 포함해 박석민, 채태인, 구자욱 등 대포 4방을 앞세워 롯데에게 8-1로 이겼다.
이승엽은 "1회말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며 "두 번째 타석에서 공을 때렸을 때 홈런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은 왔다"고 400호 홈런을 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솔직히 홈런을 의식하진 않았는데 홈으로 들어온 뒤 좀 뭉클하더라"며 "경기 전까지는 덤덤한 기분이었는데 경기가 끝난 뒤 돌이켜 보니 정말 의미가 있는 홈런이라고 생각한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이승엽은 경기 종료 후 어느 때보다 긴 인터뷰를 했다. 많은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인터뷰도 차분하게 마무리했다.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이승엽을 향해 그 때까지 관중석에 남아 있던 팬들이 '이승엽'을 연호했다. 만 38세 9개월 16일이 되는 날 400호 홈런을 쳐낸 베테랑 이승엽은 모자를 벗어 인사를 건네며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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