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요행이 아니었다. 한 번의 우연(One hit Wonder)을 넘어 팀의 새로운 간판 투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kt 위즈 왼손 투수 정대현(23)이 또 한 번 기가 막힌 투구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정대현은 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101개에 탈삼진 2개 볼넷은 없었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 깔끔하면서 모나지 않은 예쁜 피칭이었다. kt가 4-2로 승리하면서 정대현은 또 한 번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직전 등판인 지난달 28일 잠실 LG 트윈스전 호투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확인시켜줬다. 130㎞ 중후반대의 직구와 체인지업, 주무기가 사실상 두 개인 정대현은 이날도 고비마다 상대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투구로 순탄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1회초 1사 뒤 박계현에게 중전안타, 이재원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허용, 1실점했을 뿐 전날 무려 19안타 20득점한 SK 타선을 차갑게 식혔다.
2회 김강민-박진만-정상호를 가볍게 범타처리한 그는 3회에도 이명기-박계현-이재원을 삼자범퇴로 잡고 상승 리듬을 탔다. 브라운-박정권-김강민으로 이어진 4회를 공 12개만 던지며 손쉽게 맞혀 잡은 그는 3-1로 앞선 5회 추가 1실점했다. 2사 뒤 나주환을 중전안타로 내보낸 뒤 이명기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허용, 2실점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곧바로 안정을 찾은 그는 선두 이재원을 좌전안타로 출루시킨 6회 브라운을 포수 파울플라이, 박정권을 삼진, 김강민을 3루수 땅볼 처리하고 순항을 재개했다.
이날 정대현은 131∼138㎞의 직구 39개를 구사했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32개 던졌다. 슬라이더와 커브는 합해 30개를 선보였다.
kt 타선은 0-1로 뒤진 1회말 신명철의 희생플라이와 정상우의 2타점 중월 2루타로 3점을 얻어 정대현을 지원했다. 3-2로 쫓긴 7회에는 2사 1루에서 대타 마르테가 중월 2루타로 1루주자 하준호를 불러들여 달아났다.
8회부터 등판한 마무리 장시환이 무사히 경기를 틀어막으면서 정대현은 시즌 2승(5패) 째를 품에 안았다. 두산 시절인 지난 2012년과 지난해 각각 1승씩 기록한 게 전부였던 그로선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정대현은 "최근 경기에 등판해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고 타자들을 집중해서 승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경기운영이 좋아진 듯하다. 감독님께서 믿고 맡겨주시면서 많이 던질 기회를 얻게 되니 몸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갈 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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