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소름이 돋았다. 나도 (홈런을) 쳤어야 했는데…"
NC 다이노스의 신흥 거포 나성범(26)이 친형 LG 트윈스 나성용(27)의 만루홈런 소식에 보인 반응이다.
나성범은 22일 목동 넥센전에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터뜨린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NC의 10-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자신의 활약과 팀 승리보다 더 기쁜 소식이 있었으니 바로 친형 나성용이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린 것이었다.
이날 나성용은 올 시즌 처음 LG의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지난 2011년 한화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뒤 그 해 FA 보상선수(송신영 반대급부)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나성용은 경찰청에 입대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제대했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나성용은 LG 유니폼을 입은 이후 처음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것도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이었다. 정성훈이 발목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박용택이 경기 전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라인업에서 빠진 것이 나성용에게는 기회가 됐다.
나성용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석 2사 만루 찬스에서 롯데 선발 김승회를 상대로 우월 만루포를 쏘아올린 것. 자신의 프로 데뷔 첫 그랜드슬램이었다. 4회초에도 우전안타를 때려낸 나성용은 LG맨 데뷔전이던 이날 경기에서 너무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 소식은 멀리 서울에서 뛰고 있던 동생 나성범에게도 전해졌다. NC 구단 관계자가 경기 중 타격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온 나성범에게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 것. 나성범은 "처음에는 안타 친 것을 두고 축하한다고 한 줄 알았다"며 "그런데 형이 만루홈런을 쳤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성범은 "경기 전 통화를 해서 1군에 올라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선발 출전하는 줄은 몰랐다"며 "그동안 형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형과 꿈꿔왔던 날들이 오늘이 될 줄 몰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형의 만루홈런 소식은 나성범에게도 자극이 됐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1회초 2타점 2루타를 친 이후 2루수 뜬공, 삼진, 3루수 땅볼, 삼진에 그친 것. 나성범은 "형의 홈런 소식을 듣고 몸에 좀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며 "나도 홈런을 치고 싶었는데 아쉽다. 내일 쳐야겠다"고 웃음 띤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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