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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가 성남에 주고 간 선물, 물병과 대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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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16강전 평일에도 1만3천 관중 열기, 시민구단 가능성은 봤는데…

[이성필기자] '시민구단' 성남FC는 20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2-1로 이기는 쾌거를 이뤘다. 그런데 성남은 승리 못지않게 의미 있는 숫자를 받았다.

이날은 주중 경기였다. 관중 그러모으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하지만, 19~20일 국내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경기 중 가장 많은 관중이 찾았다. 1만3천792명이었다. 전북 현대-베이징 궈안(중국)전 1만2천409명, FC서울-감바 오사카(일본)전 1만607명, 수원 삼성-가시와 레이솔(일본) 6천614명과 비교해 관중수가 가장 많았다.

물론 원정팀 광저우 팬들의 도움이 컸다. 광저우 구단은 19일 성남 구단을 통해 5천400장의 입장권을 미리 구매했다. S석과 W석 1층, 2층 오른쪽 관중석에 해당하는 입장권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광저우 팬들은 약 3천여명밖에 오지 못했다. 때문에 나머지 1만여명은 성남 팬이라고 봐야 한다. 일단 '슈퍼클럽' 광저우의 응원 인해전술에 맞서 경기 결과나 흥행 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셈이다. 종료 직전 김두현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극적으로 승부가 갈렸고 경기력도 대등해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성남은 지난해 시민구단 전환 후 관중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경기마다 중, 고교생들이 경기 관전을 봉사활동으로 대체하는 확인서를 받아가는 경우가 많은 등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기 관람 문화가 정착하지 못했다.

이는 시민구단 전환 후 구단 사무국에 변화가 심해 제대로 된 홍보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다. 시민구단으로서의 성격 강화 명목으로 성남 일화 시절의 직원들이 대부분 사직해 구단 운영이 단절된 느낌은 여전하다. 어떤 면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시민과 적극 소통하는 이재명 구단주(성남시장)에게 모든 것을 맡긴 인상이다. 구단주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사무국에서 눈치를 보며 일하게 되는 것은 구단의 독립성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많은 관중이 몰렸을 때 대처가 미숙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광저우전 종료 직전 주심의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불만을 품은 광저우 팬들의 물병이 그라운드 외곽 육상 트랙으로 비오듯 쏟아졌다.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투척된 물병 대다수가 뚜껑을 따지 않은 것이었다는 것. 이날 경기장 매점 근처에는 뚜껑을 따지 않은 물병은 반입 금지라는 문구가 글과 그림으로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관중 입장 시 검색 인력 부족으로 인해 밀려드는 광저우 팬을 일일이 통제할 재간이 없었다. 볼보이가 날아오는 물병을 피하는 등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물과 음료가 가득한 물병은 흉기나 마찬가지였다.

추태를 부리고 떠난 광저우 팬들의 미성숙한 축구관람 문화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반입 금지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성남도 이날의 아쉬웠던 점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입장 관중의 짐 검색을 하면서 대충 가방 안에 위험한 물품이 있는지만 확인한 후 들여보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성남 관계자는 "경기마다 아르바이트생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완을 하려고 한다. 광저우전의 경우 워낙 많은 팬이 몰리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나마 열광적인 응원 분위기에 승리라는 결과까지 나오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가려졌다. 이날 광저우전을 통해 성남 팬이 되겠다는 인터넷 댓글이 쏟아진 것은 앞으로 팬이 늘어날 요인으로 삼기에 충분했다. 시민구단으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힘을 광저우전을 통해 얻은 것이다.

16강 이상을 바라보는 시민구단 성남이 김학범 감독의 말대로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연속성이 필요하다. 이날 성남이 받아든 1만3천792명의 관중 숫자는 올 시즌 클래식 6경기 총 관중 2만6천424명, 경기당 평균 4천404명을 압도적으로 뛰어넘은 수치다. 명과 암이 뚜렷하게 교차한 광저우전을 되짚어보면서 밝은 면을 더욱 긍정적인 에너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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