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출정식을 가졌다. 여자 축구 역사상 대표팀이 대회를 앞두고 출정식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선수들은 쏟아지는 관심에 익숙하지 않아 당황했다. 예상 외로 많은 팬까지 몰려 어안이 벙벙했지만, 선수들은 특유의 재치를 앞세워 인터뷰에 응하고 댄스 실력을 발휘하는 등 발랄한 모습을 보여줬다. 2003년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여자축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출정식이었고, 선수들은 그 분위기를 누렸다.
여자 축구대표팀에 대한 열기는 일회성이 아니었다. 20일 오전 전지훈련지인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선수들이 나타나자 팬들이 몰려들었고 여기저기서 스마트폰 카메라를 내밀었다.
깔끔하게 단복을 차려입고 나타난 선수들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오전이라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의외였다. 처음에는 선수단을 잘 몰랐던 일반 여행객들도 여자 축구대표팀이라는 사실이 전해지자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박은선(로시얀카), 심서연(이천 대교) 등 얼굴이 알려진 선수들을 찾아 사인 요청을 했다.
주장 조소현(인천 현대제철)은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그는 "공항까지 와주신 취재진과 팬들에게 감사하다"라며 토끼눈을 떴다. 이어 "관심을 주신 만큼 월드컵에서 목표를 이루겠다. 출정식에서는 긴장했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라고 웃었다.
선수들은 막간 댄스를 추는 등 멀고도 긴 여정을 앞둔 것과 상관없이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하는 항공편이라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지만 월드컵으로 향한다는 의지가 사소한 불편 등은 극복하게 했다.
몇몇 선수들의 손에는 팬들이 전한 선물도 들려 있었다. 한 팬은 태극기를 들고 와 선수들의 이름을 모두 부르며 건강하게 다녀오라고 소리쳤다.
대한축구협회 수뇌부도 총출동해 장도에 오르는 선수들을 환송했다. 유대우 협회 부회장이 선수들을 격려했고 김정남 OB축구회 회장도 선수들의 두 손을 잡으며 "목표대로 이루라"고 말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을 놓지 말자는 분위기에 따라 수뇌부들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뜨거운 환송을 받은 윤덕여 감독은 "가슴이 벅차다. 그간 흘린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라며 의지를 다지고 출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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