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두산전 극적인 역전승 이후, 조 알바레즈 SK 주루 및 작전 코치는 두 차례 눈물을 흘렸다. 외국인 타자 브라운의 역전 끝내기 홈런 직후, 그리고 스승의 날을 맞아 전날 승리 장면을 떠올리면서였다.
SK는 14일 홈 두산전에서 9-8로 이겼다. 선발 김광현이 흔들리면서 2회초까지 0-7로 크게 뒤졌던 SK는 6회말 브라운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대거 5점을 더해 6-7로 쫓아갔다. 그리고 7-8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1루에서 브라운이 경기를 끝내는 우중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브라운은 이날 홈런 두 방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10호 홈런을 돌파한 브라운은 2004년 브리또(13홈런) 이후 11년 만에 SK 외국인 타자 두자릿수 홈런도 달성했다.
평소 그라운드에서 감정 표현이 적었던 브라운도 끝내기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면서는 환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선수들은 얼싸안고 극적인 역전승을 기뻐했다.
SK 덕아웃 한 쪽, 환호하는 스태프 속에서 알바레즈 코치는 눈물을 훔쳤다. 그동안 들쑥날쑥한 활약으로 질타를 받았던 브라운의 끝내기 홈런이 그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기 때문.
브라운의 4월 타율은 2할8푼(75타수 21안타)이었다. 한 경기 4안타를 몰아친 날도 있었지만, 5경기에서 단 2안타로 부진하기도 해 불안정했다.
브라운의 타격감은 5월 들어 3할1푼6리(38타수 12안타)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 4월 12타점을 올렸던 브라운이 5월 들어 10경기를 치르면서 벌써 11타점을 기록했다. 브라운을 꾸준히 4번에 기용했던 김용희 감독도 미소를 찾았다.
알바레즈 코치는 누구보다 뿌듯했다. 브라운은 야수 출신인 알바레즈 코치에게 평소 여러 조언을 구하면서 의지했다. 브라운은 "알바레즈 코치는 야구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 내 마음속 이야기를 잘 들어줘 고마웠다"고 인사를 전했다. 속내를 털어놓을 상대는 타국에서 지내는 외국인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다.
알바레즈 코치는 브라운의 홈런 후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팀이 극적인 승리를 해서 감정이 격해졌다. 팀과 브라운 모두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이 좋았다. 특히 브라운의 끝내기 홈런이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1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날 기억을 떠올리던 알바레즈 코치의 눈가가 다시 촉촉해졌다. 알바레즈 코치는 "브라운이 그동안 마음고생이 컸는데, 홈런 한 방으로 날려버렸으면 좋겠다"면서 웃었다.
코치에게 최고의 스승의 날 선물을 안긴 브라운은 이날 LG전에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다. 알바레즈 코치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평소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브라운의 맹활약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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