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화 이글스의 승리 뒤에는 필승조 권혁이 있다.
권혁은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6세이브 3홀드를 올리면서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특히 1승과 6세이브는 지난달 17일 대전 NC전부터 등판한 8경기 중 7경기에서 거둔 기록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최근 한화의 승률과 직결된다. 권혁이 세이브 행진을 벌인 17일부터 한화의 첫 연승이 시작됐다. 이후 한화의 성적은 9승 3패 승률 7할5푼에 이른다. 넥센(10승 3패)에 이은 2위다.
한화가 최근 9승을 거두는 동안 권혁이 7차례나 뒷문을 잠갔다. 권혁의 호투 없이 최근 한화의 연승 행진을 설명하기 어렵다.
권혁은 한화가 30일 광주 KIA전부터 3연승을 거두는 동안에도 매 경기 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켰다. 30일에는 팀이 4-0으로 앞선 8회말 등판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고, 1일 대전 롯데전에서는 팀이 7-5로 앞선 8회초 1사 후부터 박정진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권혁은 2일에도 5-3으로 앞선 9회초 1사 1루 상황을 이어받아 0.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사흘 연속 등판해 총 73구를 던진 권혁은 3일 롯데전에 등판하기 어렵다. 여기에 올 시즌 17경기에서 3승 1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2.79로 순항 중인 박정진도 등판이 여의치 않다. 박정진 역시 권혁과 마찬가지로 30일부터 최근 3경기에 모두 나와 2홀드를 올렸다. 김성근 감독은 2일 경기 후 "웬만하면 오늘은 박정진과 권혁을 올리지 않으려고 했다. 이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제 한화는 승리 공식인 '권혁+박정진'을 제외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3일 홈 롯데전에는 유창식이 선발 등판한다. 유창식이 선발로 제 몫을 해내야 불펜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
한화의 구원진은 올 시즌 114이닝을 소화, kt(115.1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권혁이 가장 많은 26.2이닝을 던졌고, 박정진(19.1이닝), 김민우(11.2이닝), 송창식(11이닝)이 뒤를 이었다.
선발투수가 책임진 이닝은 120이닝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특히 유창식은 첫 등판이던 4월 5일 마산 NC전에서 5.2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한 번도 5이닝을 넘긴 적이 없다. 9일 대전 LG전에서 3.2이닝 3실점, 15일 대전 삼성전에서 4.2이닝 3실점, 22일 잠실 LG전에서 3이닝 2실점으로 늘 조기 강판했다. 불펜의 부담은 당연했다.
유창식은 시즌 8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노린다. 상대는 2연패에 빠져 있는 롯데.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이재곤은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는다. 2군에서는 5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이전의 부진을 지워야 산다. 유창식이 안정적으로 선발 임무를 완수한다면, 팀은 승리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4연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휴식을 취한 뒤 5일부터 홈에서 kt를 만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kt는 3승 24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5승 11패로 3위에 올라있는 한화의 순위 상승 기회다. 그 길목에 유창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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