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투구수를 미리 정해놓진 않았다. 선발투수로 되도록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면 한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2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배영수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배영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정들었던 삼성의 파란색 유니폼을 벗고 오렌지색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에서 한화로 이적한 배영수는 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앞선 5경기 등판에서 1패 1홀드에 머물렀던 배영수가 이날 롯데를 상대로 왕년의 삼성 에이스 당시 향기가 느껴질 정도로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배영수는 7회초 1사 이후 최준석, 강민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좌완 김기현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17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2회부터 6회까지는 5이닝 연속으로 삼자범퇴로 롯데 공격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배영수가 김기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대전 홈구장을 꽉 메운 관중들은 배영수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투를 격려했다.
배영수가 마운드를 내려온 뒤 남겨뒀던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그는 2실점을 떠안았다. 배영수는 5회까지 55구를 던질 정도로 투구수 관리를 효과적으로 했다. 볼넷도 1회초 최준석에게 내준 한 개가 유일할 정도로 제구가 잘됐다.
배영수의 호투는 한화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또한 배영수에게는 한화 이적 후 거둔 첫승이라는 의미가 있다. 86구를 던지는 동안 직구와 포크볼이 효과를 봤다. 직구 최고구속은 145km까지 나왔다.
첫승이 확정된 뒤 배영수는 "지난 4월에 컨디션이 좋았으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며 "지난 4~5일 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무엇이 문제이고 버릴 게 뭔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첫승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얘기했다.
배영수는 "김성근 감독님이 그런 시간을 가지라고 말씀을 했고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최근 등판한 두 경기에서는 쫓기는 마음이 많았다. 오늘은 직구가 살아나며 포크볼도 잘 들어갔다"고 소감을 전했다.
7회 강판 상황에서는 "강민호를 상대하면서 삼진이라고 생각했는데 볼로 판정된 뒤 다소 집중력이 흔들렸다. 내가 내려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배영수는 통산 125승째가 되며 역대 KBO리그 다승 부문에서 단독 8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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