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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박보검 "바른 청년 이미지, 부담 無"(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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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서 김고은과 호흡

[권혜림기자] 스크린과 브라운관 속 연기를 보며 느낀 배우 박보검의 또렷한 장점은 맑은 눈망울이었다. 또래 청년들과 비교해서도 유독 깨끗하고 정직해보이는 눈빛은 그간 박보검이 연기했던 배역들에 특별한 생명력을 불어넣곤 했다.

가까이 마주한 박보검은 작품 속 모습에서 채 다 읽지 못했던 묘한 매력을 지닌 배우였다.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익히 들었던 "바른생활 청년"이라는 표현이 꼭 들어맞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상황에서도 올곧고 꿋꿋하고 해맑을 것만 같은, 티없는 매력이 그의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영화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제작 폴룩스픽쳐스)에서 박보검은 사채 빚을 남기고 사라진 남자의 아들 석현 역을 맡았다.

'차이나타운'은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직후부터 언론의 호평 세례를 받았다. 두 여배우 김혜수와 김고은의 호흡에 더해 신인 답지 않은 한준희 감독의 뚝심 있는 연출, 박보검과 엄태구, 이수경 등 신인 배우들의 호연도 호평의 이유였다. 박보검은 "언론 시사 때 반응이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 이상 좋아서 감사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차이나타운'이 제 필모그라피에 있다는 것이 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감독님과 김혜수, 김고은 누나를 만난 것도 신기한 인연이고요. (고)경표 형과는 벌써 세 작품째 같이 하고 있어요. 모든 만남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죠. 김고은 누나의 경우 이미지는 도도해보이지만 알수록 매력이 넘쳐죠. 누나지만 착하고 귀여운 면이 있죠. 나중에 다른 작품에서도 만나고 싶어요."

대선배 김혜수와 호흡을 떠올리면서는 "아우라와 카리스마가 있어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배울 점이 많은 멋진 선배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감동이 있는 영화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덧붙였다.

극 중 박보검이 연기한 석현은 온 집안에 빨간 딱지가 붙은 곤란한 상황에서도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는 긍정적인 청년이다. 어둠의 세계에서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몸을 던지며 살아온 일영에게 처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박보검은 "석현을 통해 많이 배웠다"며 "현실 상황에 좌절하거나 그에 얽매이지 않고 이겨내려는 태도에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석현의 긍정적인 사고가 저와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긍정적으로 임하면 생각과 행동이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석현의 상황에서 자칫 생각을 잘못 하게 되면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았잖아요. 아직 저는 스물 세 살이니 많이 살았다면 살았지만 또 아니라면 아닌 나이인데, 살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니 정말 감사할 일이 많이 생기더라고요.(웃음)"

최근 박보검은 교회의 피아노 반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며 네티즌들로부터 '교회 오빠'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래 저래 '바른 청년'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을까. 박보검은 어린 시절부터 예의를 중시했던 부모님의 영향을 언급하며 "부담감은 없다. 삼남매 중 막내로 자랐고 먼저 다가가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기본이라 배웠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맑고 착한 눈망울로 '착하지 않은' 배역을 연기할 자신도 있는지 묻자 그는 "제게도 그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다양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배역을 소화하면서 제가 몰랐던 제 안의 잠재된 모습을 꺼내 보고 싶어요. 소년 같은 모습으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요? 그런 이미지 뒤에 또 다른 뭔가가 있을 거예요.(웃음)"

또한 박보검은 "배우고 있는 입장이니 어떤 배역이든 맡겨만 주신다면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연기는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 더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작품에서 제 역이 큰 배역이라 생각해요. '차이나타운'의 석현이란 역을 선물해준 한준희 감독님에게도 감사할 뿐이죠.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하고, 더 부응하려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박보검 연기 잘하더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 같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요."

'차이나타운'은 지난 4월29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영화는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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