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블루 드래곤' 이청용(27, 크리스탈 팰리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적은 출전 시간이었지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이청용은 2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4랑운드 헐시티전에 후반 19분 교체로 나섰다. 지난 2012년 5월 당시 볼턴 원더러스 소속으로 뛴 이후 3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출전이었다.
올해 1월 크리스탈 팰리스의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이청용은 같은달 아시안컵 오만전에서 오른 정강이 미세골절 부상을 당해 오랜 기간 재활을 해야 했다. 3~4주 정도 걸릴 것이라던 복귀 시점은 계속 뒤로 밀렸고 시즌 아웃까지 예상됐다. 하지만 재활을 끝낸 뒤 최근 크리스탈 팰리스 21세 이하(U-21) 팀 경기에 세 차례 출전하며 감각을 살렸고 이날 엘런 파듀 감독의 부름으로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청용의 그라운드 등장은 후반에 이뤄졌다. 팀이 0-1로 뒤져있던 후반 19분 중앙 미드필더 마일 예디낙을 대신해 투입됐다. 원 포지션이 측면 공격수인 이청용은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됐지만 좌우를 오가며 활발하게 공격을 만들었다. 볼턴 시절에도 중앙에서 뛴 경험이 있어 그리 어색하지는 않았다.
볼을 만진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센스와 너른 시야는 돋보였다. 좌우와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는 동료의 움직임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는 재치도 발휘했다. 일단 볼을 잡으면 쉽게 뺏기지도 않았다.
가장 좋은 장면은 후반 45분에 나왔다.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잡은 이청용은 바로 페널티지역으로 뛰어들어가는 야야 사노고에게 침투 패스를 했다. 헐시티 수비라인이 순식간에 패스 한 방에 뭐졌다. 사노고가 제대로 슈팅하지 못해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청용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패스였다.
실수도 있었다. 종료 직전 패스 실수로 은도예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동점골을 넣기 위해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 대부분이 중앙선을 넘어와 있던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청용의 복귀전은 반가운 일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실력을 보유하고도 볼턴과의 의리를 지키며 버텨왔던 그다. 크리스탈 팰리스 입장에서는 강등권에서 사실상 벗어난 상황이어서 다음 시즌을 대비해 이청용이라는 부드러운 날개를 장착하게 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소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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