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연일 화끈한 왼발을 과시하며 공격포인트를 쌓고 있는 염기훈(32), 그 비결은 무엇일까.
수원 구단은 스포츠 영상 전문 분석 기업인 비주얼스포츠를 통해 염기훈의 2014년도와 올해 플레이를 분석한 자료를 내놓았다. 기록을 살펴보면 경기력이 향상된 것이 눈에 띈다.
염기훈의 슈팅횟수는 경기당 1.3회로 지난해 1.31회와 거의 같다. 하지만, 유효슈팅 비율이 0.42회에서 1.3회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페널티지역 안 슈팅 비율도 38.6%에서 83.3%, 슈팅 성공률은 31.8%에서 100%로 향상됐다.
측면 공격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가로지르기와 패스가 중요하다. 크로스 성공률도 26.6%에서 30%로 늘었고 박스 투입 패스 성공률도 36.3%에서 45.5%로 좋아졌다.
고강도 운동량도 살펴볼 부분이다. 전력질주 횟수가 11.8회에서 13.3회, 전력질주 거리가 151m에서 167m로 증가했다. 3㎏ 정도 체중 감량을 하면서 몸이 가벼워진 것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록이 향상된 것은 염기훈의 피나는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염기훈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높은 몸값으로 인해 타 구단의 관심 끌기에 실패했다. 염기훈 스스로가 수원맨을 자처하며 타 구단으로 가지 않겠다는 의지도 있었지만, 몸값을 스스로 깎으며 1년 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도 강했다.
체중 감량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보강한 데는 스페인 말라가 전지훈련에서 느낀 한계도 한몫을 했다. 올 2월 전지훈련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났던 염기훈은 "유럽팀들과 싸워보니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팀 합류도 늦었는데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후 염기훈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루도 빼먹지 않고 있다. 체지방 수치도 떨어지면서 몸이 가벼워졌고 킥력도 향상됐다. 훈련 종료 후에도 나머지 훈련을 자처하는 끈끈한 자세도 능력 향상의 열쇠가 되고 있다.
체력 보강의 결과는 지난 21일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5차전 후반 44분에 정확히 보여줬다. 1-1로 동점인 상황에서 노동건의 골킥을 받은 염기훈은 상대와 경합을 이겨내며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를 했고 카이오의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경기 끝 무렵에도 지치지 않는 돌파력을 통해 체력, 정신력 등 모든 것이 좋아졌음을 스스로 알린 것이다.
고종수 코치의 계속되는 과외도 무시하기 어렵다. 현역 시절 왼발 프리킥이 일품이었던 고 코치는 염기훈에게 다양한 상황에서의 킥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측면 돌파 중 크로스의 정확도가 좋아진 것도 발목 힘을 키우라는 고 코치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노력을 통해 절정의 기량을 되찾은 염기훈은 5골 9도움으로 신나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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