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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략가 김학범 감독이 일궈낸 성남의 ACL 16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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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승 규정에 득, 지지 않는 축구 앞세워 선수단 단결력↑

[이성필기자] 성남FC가 시민구단 전환 2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눌렸다. 김학범 감독의 지략이 빚어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성남은 22일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F조 5차전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 2-1로 승리했다. 3승 1무 1패(승점 10점)가 된 성남은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기존의 승점과 골득실 등을 따지는 순위 산정 방식이라면 성남은 다음 달 6일 감바 오사카(일본, 7점)와의 최종전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내야 했다. 그런데 올해 챔피언스리그는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 대신 승자승 원칙을 우선적으로 반영한다.

즉 두 팀 이상이 조별리그에서 같은 승점을 냈을 때 순위는 승점 동률팀 간의 승점, 골득실, 다득점, 원정골 다득점을 따진다. 이날 같은 조의 감바는 광저우 푸리(중국, 4점)를 5-0으로 대파했다. 광저우의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성남과 감바, 부리람 세 팀이 16강 진출 2장의 티켓을 놓고 따져봐야 했다.

그런데 세 팀 간의 전적에서 성남에 행운이 따랐다. 부리람은 이미 성남, 감바와의 경기를 모두 끝낸 가운데 이들 두 팀과 전적이 1승 1무 2패(4점)가 됐다. 성남과 감바는 마지막 맞대결을 남겨놓은 가운데 성남이 2승 1패(6점), 감바가 1승 1무 1패(4점)의 세 팀 간 상대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즉 성남이 최종전에서 감바에 대패하고 부리람이 광저우를 이겨 승점 10점으로 동률이 되더라도 상대 전적에서 우위인 성남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게 됐다. 부리람은 성남이 감바를 꺾어주는데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한다.

김학범 감독은 뒤늦게 성남의 16강행 확정 소식을 전해 듣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시민구단 최초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데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동계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이 좋아졌다. 선수들도 서서히 적응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라며 기뻐했다.

김 감독의 기쁨은 충분히 이해됐다. 김 감독은 지난해 성남이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어려운 상황에서 성남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도중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김 감독 특유의 선수단 장악력을 앞세워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 기술 향상과 체력 강화를 통한 정신력 극대화에 모든 노력을을 쏟았다.

김 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변화도 있었다. 과거처럼 선수들에게 불호령을 내리지도 않았다.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지속적인 믿음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어떻게든 뽑아내려 애를 썼다. 터질 듯 터지지 않는 김동섭을 믿고 계속 기용한 것이 그랬다. 경쟁자인 황의조를 중용해 알아서 분발하게 만드는 전략도 통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K리그 네 팀 중 성남의 16강 가능성이 가장 불투명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같은 조에서 경쟁한 감바는 지난해 일본 J리그 우승팀이었다. 부리람은 태국의 맨체스터 시티라고 할 정도로 최근 과감한 투자로 좋은 선수들을 그러모았고, 광저우 푸리 역시 같은 연고지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급성장에 자극받아 장현수, 박종우 등 한국 대표팀 출신을 비롯해 다수의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했다.

반면 성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두현 외에는 딱히 인상적인 선수 영입이 없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학범슨'이라는 별명답게 철저한 분석과 전술 연구로 위기를 극복했다. 경기마다 공격과 수비의 흐름을 조절했고 선수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부리람전에서는 올 시즌 K리그 1경기 출전에 불과했던 남준재를 과감하게 넣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남준재는 결승골로 김 감독의 기대에 보답한 것이다.

16강을 확정지은 성남에게 이제 남은 것은 조 1, 2위를 놓고 겨루는 것이다. 김 감독은 매경기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감바와의 최종전도 있는 결과를 그대로 받아놓고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해오던 대로 하면서 다음을 보겠다"라고 변함없이 '매경기 최선'에 방점을 찍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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