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선수 길들이기의 달인 '호랑이' 안익수(50) 18세 이하(U-18) 대표팀 감독이 자유분방한 이승우(17, FC바르셀로나)를 만났다. 어떻게 팀에 녹일지가 흥미롭게 됐다.
U-18 대표팀은 20일 수원 JS컵 참가를 위해 소집됐다. 이승우는 백승호(18, FC바르셀로나) 등 25명과 함께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 수원컵 엔트리는 20명이라 5명의 탈락자가 생기지만 이승우는 이변이 없는 이상 뛰게 된다.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이승우이지만 팀에 녹아드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나마 지난해 9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4경기에서 5골 4도움을 해내며 득점왕과 함께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북한에 패하며 준우승을 해 아쉬움이 남았지만 적어도 아시아권 국가 선수들 중에는 확실한 유망주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승우는 U-16 챔피언십 이후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JS컵은 이승우의 실력을 폭발시키기에 좋은 기회다. 10월 칠레에서 열리는 17세 이하(U-17) 월드컵을 앞두고 워밍업으로 보기에도 충분하다.
개인기가 출중한 이승우와 안익수 감독의 만남은 더욱 주목된다. U-17 월드컵에서 잘해낸 다음에는 U-20 월드컵이다. 2017년 국내에서 열려 자동출전권이 주어진 상황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안 감독은 팀이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이승우와의 궁합이 주목되는 이유다.
안 감독은 팀플레이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스타급 선수라도 가차없이 교체해 버린다. 부산 시절 연습경기에서 교체로 투입했던 선수가 불성실하게 플레이를 하자 10분 만에 다시 벤치로 빼버렸다. FC서울 수석코치 시절에도 골잡이 데얀을 온순한 양으로 만든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승우는 패스 훈련에서 안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소화했다. 강한 압박을 주문하자 거친 몸싸움을 마다치 않았다. 최대한 안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한 몸짓이었다.
안 감독도 이승우를 최대한 편하게 해주기 위해 다가서서 말을 해주는 등 온화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를 썼다. 대다수가 처음 보는 형들이라 어색함을 지워주기 위해 배려를 한 것이다. 안 감독에게도 이승우의 창의성을 팀 안에서 극대화 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급 유망주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모든 화살이 감독의 지도력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승우 역시 경쟁은 불가피하다. 안 감독은 "(이)승우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라고 전한 뒤 "내가 무섭게 생겨서 그런가 어려워하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승우의 재능에 대해서는 칭찬했다.
흥이 많은 이승우는 규율이 잡힌 한국식 훈련 문화가 어색한 자원이다. 스스로도 팀에 녹는 것이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 안 감독의 숨은 칼(?)이 등장하기 전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승우도 "안 감독님은 훈련 때는 엄격하지만, 생활은 자유롭게 해주신다"라며 감독의 의도를 잘 읽고 움직이겠다고 전했다. 얼마나 빨리 팀에 녹을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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