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축구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포지션은 당연히 '공격수'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승리하는 경기다. 골을 넣는 선수가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골잡이들은 항상 이슈를 몰고 다니고, 현역에서 물러난 후 지도자가 돼서도 공격수 출신 지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받게 마련이다. 그만큼 공격수라는 포지션은 파괴력과 파급력이 크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감독 간 라이벌 구도는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과 '황새'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대결이었다. K리그 클래식,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연거푸 만난 독수리와 황새의 대결은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였던 두 감독, 그리고 같은 세대의 두 공격수의 사령탑 간 대결 구도는 이제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이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황선홍 감독은 "서울을 반드시 잡고 싶다"며 서울에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이 두 명공격수 출신의 경쟁 구도는 K리그에 큰 재미와 이야깃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골잡이 출신들의 라이벌 구도라 더욱 이목이 쏠리고, 더욱 큰 기대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 또 다른 공격수 출신 감독들이 가세했다. 바로 '폭격기' 김도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 K리그 득점왕 출신 '캐논 슈터' 노상래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다. 이 두 감독의 가세로 또 다른 공격수 출신 감독들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려 하는 것이다. 최용수-황선홍 대결 구도에 김도훈-노상래가 가세했다. 젊은 공격수 출신 감독들의 합류는 분명 K리그의 흥미를 상승시키는 긍정적 효과다.
지난 1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가 열린 인천전용구장. 경기 전 만난 김도훈 감독은 공격수 출신 감독들은 라이벌로 엮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공격수 출신들은 엮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최)용수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많은 경기를 했고 같은 학교에서도 함께 있었다. 선수 시절에는 내가 용수보다 앞선다고 생각을 했다. 승부를 하면 항상 그랬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최 감독이 선배다. 잘 하고 있다. 내가 도전하는 입장이다. 서로 만나면 라이벌 하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공격수 출신 감독으로서 라이벌 관계는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격수 출신 감독은 엮여야 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선포했다.
최 감독도 "김도훈 선배님께서 우리를 이기려고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다. 인천을 만나면 예측이 불가하다. 수원, 전북, 포항보다 인천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인천과는 묘한 것이 있다. 게임 끝나고 너무 힘들다. 인천을 쉽게 이긴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며 김도훈 감독의 인천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황선홍-최용수의 공격수 출신 감독 라이벌 구도가 중심을 잡고, 최용수-김도훈, 황선홍-김도훈, 최용수-노상래, 황선홍-노상래, 김도훈-노상래 등 더 풍부해지는 라이벌 구도를 K리그에서 볼 수 있게 됐다. 공격수 출신 감독들은 라이벌 구도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더 치열하고 불꽃튀게 서로를 '공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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