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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당쇠' 정찬헌, 이미지 변신으로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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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불펜진 중 최다 등판, 빠른공 투수 이미지 깨기 위해 변화구에 공들여

[정명의기자] 정찬헌(25)이 이미지 변신을 통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변화구에 공을 들이며 상대 타자들에게 각인돼 있는 빠른공 투수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있는 것이다.

정찬헌은 올 시즌 초반 LG 불펜의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6일 현재 팀이 치른 7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7.1이닝을 소화했다. 팀 내 최다 등판에 불펜 투수들 가운데는 최다 이닝을 기록 중이다.

정찬헌의 평균자책점은 4.91로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난 3일 삼성전에서 강판시 남겨 놓은 주자 3명이 마무리 봉중근의 난조 속에 모두 홈을 밟은 장면이 아쉬웠다. 하지만 피칭 내용은 나쁘지 않다.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은 0.95, 피안타율은 2할로 준수한 편이다.

올 시즌 정찬헌은 한 가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커브, 스플리터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을 다소 높인 것. 빠른공 투수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동안 정찬헌은 묵직한 빠른공이 위력적이었지만, 변화구는 그다지 뛰어난 투수가 아니었다.

정찬헌이 변화구에 공을 들이게 된 계기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열렸던 넥센과의 연습경기였다. 정찬헌은 "그 때 연속 3안타를 맞았는데, 안타를 맞은 공이 전부 빠른공이었다"며 "그 뒤로 변화구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찬헌은 "그동안 상대 타자들이 나를 볼 땐 빠른공만 생각하고 있었다. 변화구는 거의 버리고 빠른공만 노릴 정도였다"며 "작년까지 빠른공으로 카운트도 잡고 승부도 들어갔다면, 올 시즌부터는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고 빠른공을 승부구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정찬헌은 팀 선배 이동현과 투구폼이 비슷해지며 화제가 됐다. 투구폼에 변화를 준 것도 변화구의 안정적인 구사에 도움이 되고 있다. 정찬헌은 "폼을 바꾸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지니까 변화구 제구가 좋아졌다"고 설명한 뒤 "아직은 (구종이) 단조롭지만 이제 타자들이 빠른공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투수의 기본은 빠른공이라는 기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정찬헌은 "변화구가 있어야 빠른공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변화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찬헌의 빠른공도 여전히 위력적이다. 시즌 초반임에도 벌써 150㎞에 가까운 구속이 나오고 있다.

기분 좋은 시즌 첫 승도 올렸다. 정찬헌은 5일 삼성전, 4-5로 뒤지던 9회초 1사 후 등판해 두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LG가 9회말 정성훈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정찬헌이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변화구 비중을 높인 이미지 변신을 얘기하던 정찬헌은 "언제까지 하던 대로 할 수만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구폼 등 야구에 대한 고민이 일상인 정찬헌이다. 그런 노력들이 정찬헌을 한 단계 진화하게 만들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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