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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EPL 최다골' 기성용, 미들라이커로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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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전술 변화에 척척, 공격 가담 횟수 늘며 골도 증가

[이성필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의 골잡이는 윌프레드 보니였다. 그는 올 겨울 이적시장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기 전까지 9골을 터뜨리며 팀 내 득점 1위였다.

보니의 이적은 스완지에 악재였다. 보니의 대체자인 바페팀비 고미스는 단 1골에 그쳐 기대감이 낮았다.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도 있었다. 스완지의 공격 4인방 중 고미스만 골을 넣을 정도로 게리 몽크 감독의 고민이 깊었다.

그러나 해결사가 등장했다. 중앙 미드필더인 기성용(26)이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기성용은 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헐시티전에서 전반 18분 골을 터뜨리며 3-1로 승리에 공헌했다.

리그 7호골을 기록한 기성용은 팀 내 최다득점자로 우뚝 섰다. 공격형도 아닌 수비형에 가까운 기성용이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는 것 자체가 이채롭다. 세트피스에서도 키커로 서는 경우가 줄어들어 골 기회도 감소했지만, 오히려 더 질 좋은 골을 터뜨리고 있다.

이 골은 새로운 기록도 만들었다. 2012~2013 시즌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세웠던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시즌 최다골 기록인 6골을 깨버렸다. 2006년 FC서울을 통해 프로 입문 후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는 점도 이채롭다.

기성용의 득점 장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격에 대한 감각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다. 존 조 셸비의 중거리 슈팅 직전 기성용은 공격 전개에 따라 페널티지역 안까지 침투해 있었다. 수비진은 기성용을 보고 있으면서도 어쩔 줄 몰랐다. 수비 뒤에 있다 보니 부담스러운 것은 당연했다.

셸비의 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나왔고 오프사이드 함정을 잘 뚫은 기성용은 바로 달려들어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각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의 골이라는 점이 놀랍다.

무엇보다 팀의 전술적인 변화를 잘 이용하는 영리함이 돋보였다. 스완지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중앙 미드필더 잭 코크를 영입했다. 수비적인 능력이 뛰어난 코크가 중앙에 자리 잡으면서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드진 구성이 가능했다. 기성용은 셀비와 함께 좌우로 벌려 서서 상대를 압박하며 공격 침투에 일조했다.

최근 터진 골을 보면 대부분이 페널티지역과 골지역 사이에서 터졌다. 기성용이 적극적으로 전진한 결과다. 지난달 5일 토트넘 홋스퍼전에서는 엔드라인을 타고 들어가며 골을 넣는 등 '미들라이커'로서의 능력을 뽐냈다.

또,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 31일 뉴질랜드와의 A매치 2연전을 끝내고 돌아가 곧바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로감이 상당했지만 골로 풀어낸 것이다.

시즌 종료까지는 7경기가 더 남았다. 집중력만 잘 살린다면 몰아치기도 가능하다. 레스터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 에버턴 등 비슷한 전력과의 경기에서 충분히 골맛을 볼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골을 터뜨렸듯이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등 강팀과의 겨루기에서도 얼마든지 골을 넣을 수 있다. 아직 기회가 충분한 기성용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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