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27, 인천 현대제철)은 A매치 76경기 출전 경력의 베테랑이다. 93경기를 소화한 '중사' 권하늘(부산 상무) 다음으로 많은 국가대표 경험이 있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조소현보다 A매치 출전 횟수가 적다.
조소현은 안 뛰는 포지션이 없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풀백으로 나서기도 했다. 원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하다. 만능 자원이다 보니 윤덕여 대표팀 감독도 조소현을 주장으로 선임하고 선수단을 이끄는 임무를 부여했다.
여자 대표팀은 남자보다는 분위기에 더 민감하다. 한국은 오는 6월 캐나다 월드컵 본선 출전을 앞두고 지난 3월 키프로스컵을 통해 사전 점검에 나섰다. 키프로스컵 성적표는 11위에 그쳤다.
한국 여자축구의 현재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냉엄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여자 축구 강국인 중국을 넘어섰고 북한, 일본을 추격하는 등 강팀 틈바구니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힘있는 팀들을 만나 고전했다. 이탈리아에 1-2로 패하더니 캐나다 0-1 패, 스코틀랜드 1-2 패 등 윤 감독 부임 이후 첫 A매치 3연패라는 결과에 놀라고 말았다.
심서연(이천 대교), 김혜리, 임선주(이상 인천 현대제철) 등 수비의 주축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피지컬의 한계를 절실하게 경험했다. 연패로 분위기가 처지자 윤 감독이 나름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좌절은 이르다. 2003년 미국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출전이 선수들에게는 설렘으로 다가온다. 조소현도 마찬가지다. 그는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A매치 2연전(5일 인천, 8일 대전 경기)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총력전을 예고했다.
조소현은 "A매치를 하는 것 자체가 기쁘다. 앞으로 국내에서 A매치가 자주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여자축구 부흥에 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키프로스컵의 부진도 다 잊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의 결과로 선수들이 실망하지는 않았다. 개개인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실망했을 뿐이다. 당시 느낀 것을 바탕으로 이번 A매치를 잘한다면 월드컵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라며 긍정론을 설파했다.
러시아를 상대로 약점인 피지컬 극복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조소현은 "유럽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체격이 우월하고 스피드도 있다. 러시아도 그렇다. 우리는 패스나 개인 부분 전술, 조직력을 보여주겠다"라며 나름대로 비책이 있음을 강조했다.
수비라인도 튼실히 할 기회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일부 주축이 빠졌지만 (경험이 많은) 황보람, 이은미가 합류했다. 공백을 메울 수 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