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5)은 '꾸준함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선수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변함없는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정성훈은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서 역대 8번째로 통산 1천800안타 고지를 밟았다. 1루수를 제외하면 내야수 최초의 기록이다. 지난해 1루를 맡기도 했던 정성훈이지만 올 시즌 다시 주 포지션인 3루로 돌아왔다.
정성훈의 포지션 변경은 일종의 팀을 위한 희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3루 수비에 대한 부담으로 1루수로 전향했으나 올 시즌 다시 팀의 필요에 의해 3루로 복귀한 것. 외국인 타자 한나한의 부상, 우타거포 기대주 최승준의 1루 기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양상문 감독의 결정이었다.
베테랑 선수에게 포지션 변경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2년 연속 수비 위치가 오락가락 했다. 다시 3루를 맡게 된 정성훈을 두고 양상문 감독도 "1년의 공백이 분명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정성훈의 수비력에 믿음을 보였다.
3루로 복귀한 정성훈은 빈틈없는 수비를 펼치고 있다. 1년 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 원래 정성훈은 수비 센스만큼은 누구 못지 않게 뛰어나다는 평가를 줄곧 받아왔다. 전임 김기태 감독은 정성훈을 유격수로 기용할 생각도 했을 정도다.
정성훈은 3루 복귀에 대해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한다. 못해서 1루로 갔는데 다시 와서 잘하면 '아, 아직 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2년 전 포스트시즌에서 (수비 실책으로) 팀에 큰 피해를 끼쳤다. 이제 피해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정성훈의 꾸준함은 기록에서 잘 나타난다. 1999년 해태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정성훈은 2001년(49경기)과 2003년(91경기)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을 이어오고 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1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 1999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16시즌 동안 한 번도 시즌을 거른 적이 없으며, 그 중 13시즌에서는 100안타 이상을 때려냈다.
그런 꾸준함은 쌓이고 쌓여 올 시즌 통산 1천800안타로 나타났다. 33년 프로야구 역사 상 단 8명 밖에 이루지 못한 기록. 더구나 수비 부담이 큰 3루수, 유격수, 2루수 중에서는 최초다. 정성훈에 앞서서는 양준혁, 장성호, 전준호, 이병규, 송지만, 홍성흔, 박한이 등 외야수나 1루수, 지명타자 포지션의 선수들이 1천800안타 고지를 밟은 바 있다.
올 시즌도 출발이 좋다. 정성훈은 28일 KIA와의 개막전부터 31일 롯데전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는 등 타율 5할(10타수 5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 중이다. 2번타자로 나서며 톱타자 오지환과 함께 밥상을 차리는 역할. LG는 타선 응집력 부족으로 개막 3연패를 맞았지만 정성훈은 여전히 LG의 반등을 이끌 수 있는 든든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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