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가져다가 다소 과장되게 표현했다. 재미와 현실감 사이에서의 줄타기가 필요하다.
31일 오후 3시 서울 상암동 CJ E&M 탤런트스튜디오에서 엠넷 '더러버'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연출을 맡은 김태은 PD와 다양한 남녀 사이의 에피소드들을 그려낼 4커플 8명의 배우들이 참석해 드라마에 대해 말했고, 20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도 공개됐다.
'더러버'는 20~30대 4쌍의 동거커플을 통해 같이 사는 남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너무나도 시시콜콜하지만 공감되는 '웃픈' 우리들의 이야기를 엮어낼 예정이다.
남남 커플 타쿠야-이재준, 이제 막 동거를 시작한 박종환-하은설, 띠동갑 연상연하 커플 정준영-최여진, 연애 5년 동거 2년차 오정세-류현경 네 커플이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든다.
이날 공개된 20분 분량의 1회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 드라마는 굉장히 노골적이다.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게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려고 애썼다.
무턱대고 여자의 몸을 더듬는 남자와 "무드 좀 잡고 하라"는 여자의 스킨십을 천연덕스럽게 영상에 담고, 남자와 여자가 화장실에서 소변을 앉아서 보느냐 서서 보느냐로 대립하는 문제 등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재치 있게 풀어내기도 했다.
김태은 PD는 "20대에 입사해서 30대 중반이 됐다. 엠넷을 보면서 자란 20~30대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싶었다. 그러던 중에 동거를 선택하게 됐다. 거창하기보다 소소하고 그래서 더 특별한 일상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심도 있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고 심도 있게"라는 김 PD의 말과는 달리 이날 공개된 영상만을 보면 불안 요소는 있다.
각종 은어와 일부 상황들이 재미있게 다가갈 수도 있지만 자칫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또 현실감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웃음 유발을 위한 다소 과한 설정들도 눈에 띈다.
각 에피소드들의 소재는 현실적이지만 풀어내는 방식이 다소 과장돼 있고, 각 상황을 노골적으로 묘사했지만 '무릎을 탁 칠 만큼'의 공감대는 없다. 12부작 '더러버'는 2회까지 촬영이 진행됐다. 재미와 공감 사이에서의 안정감 있는 줄타기가 성패의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김태은 PD는 "오버스러운 부분도 고민을 많이 했다. 일상의 사랑 이야기라도 다큐가 아닌 이상 모든 것을 곧이 곧대로 보여주면 재미를 못 느끼실 것 같아 소재는 일상적인 곳에서 가져오고 그걸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피소드가 5분 정도로 짧게 끊어진다. 다양한 이야기가 교차로 나오기 때문에 하나의 이야기로 달려가는 드라마보다 공감 포인트가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고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더러버'는 오는 4월2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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