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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시구 故 최동원 모친 "동원아, 엄마 시구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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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서 열린 kt 위즈와 개막전서 김정자 여사 시구

[류한준기자]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모두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영구결번된 11번 유니폼을 입은 김정자 씨가 마운드로 걸어나가자 사직구장의 함성 소리는 더 커졌다.

롯데에서 11번은 의미가 남다르다. 구단의 '영원한 레전드'로 롯데팬들의 가슴에 남은 故 최동원의 현역시절 등번호이기 때문이다.

최동원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개막전 시구자로 나섰다. 그는 아들이 올랐던 마운드를 밟았다.

김 씨는 마운드에 오른 뒤 사직구장 1, 3루측과 외야 관중석을 향해 차례대로 인사를 했다. 아들이 선수로 뛸 때나 세상을 떠난 뒤에도 변함없는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팬들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

김 씨는 시구에 앞서 아들의 투구 준비동작을 그대로 재현했다. 공을 던지기 전 양쪽 발의 스타킹을 끌어 올리고 안경테를 만진 다음 모자챙을 고쳐 잡는 '최동원의 트레이드 마크'가 다시 사직구장에서 재연된 것이다.

최동원은 현역 선수 은퇴 후 사직구장에서 시구를 한 차례 한 적이 있다. 지난 2004년 7월 17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기념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 씨는 시구가 끝난 뒤 "이번 시구를 앞두고 공을 많이 던지진 못했다"며 "예전에 (최)동원이가 투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봐서 쉬워보였는데 막상 직접 공을 던져보니 힘이 많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구단에서 처음 제의가 왔을 때는 '왜 내게 이런 요청을 하는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나이도 있고 그래서 시구를 제대로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서였다"며 "그런데 아들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구단의 뜻을 받아들였다"고 얘기했다.

어머니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비록 한 번의 투구였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도 마운드에 오르기로 했다. 그는 "나도 눈을 감기 전에 아들이 늘 공을 던졌던 그 장소에 한 번 서봐야 하지 않겠냐"며 "집에서 구장으로 나서는 길에 '동원아, 엄마 공 잘던지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동원이는 이제 사직구장에서 공을 던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들에게 '엄마 시구 잘했지?'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씨는 롯데 선수단의 선전도 당부했다. 그는 "선수들 모두 힘을 합쳐 올 시즌 꼭 가을 야구에 진출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바란다"고 했다. 또한 그는 시구가 끝난 뒤 덕아웃도 찾아 이종운 롯데 감독과도 인사를 나눴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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