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996년 수원 삼성 이후 기업구단으로는 처음으로 프로축구에 뛰어든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서울 이랜드FC의 전력은 물음표가 붙어 있다. 이랜드FC는 18일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과 연습경기를 치러 0-0으로 비겼다. 하지만 완전한 전력은 아니었다.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이랜드FC의 올 시즌 전력과 성적은 화제 중 하나였다. 마틴 레니 감독이 이랜드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첫 시즌 클래식 승격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던 터라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레니 감독은 "올 시즌 세 가지 목표가 있다. 한국어를 배우고 장기간 팀이 발전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언더독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마지막에 승격하겠다"라며 팬들에게 내세운 승격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랜드는 오는 21일 창단식을 연 뒤 29일 FC안양과 홈에서 역사적인 개막전을 치른다. 21일은 챌린지 개막일이다. 신생팀이라 배려를 받아 이랜드는 한 주 뒤에 개막전을 치르게 된다.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는 레니 감독이 안양의 개막전을 볼 것인가를 놓고 보이지 않는 설전이 벌어졌다. 안양의 개막전과 이랜드의 창단식이 같은 시간에 열리는 것을 서로 모르는 눈치였다.
레니 감독이 "지난해 안양 경기를 챙겨봤는데 어렵고 강한 팀이었다. 29일 개막전을 위해 최대한 분석하겠다"라며 직접 관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전해들은 이우형 안양 감독은 "18일 U-22 팀하고 경기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가지 않았다. 레니 감독도 우리 경기를 보면 안된다. 동등하게 해야 되지 않느냐. 미국인은 매너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안다"라는 말로 견제했다.
그러자 레니 감독은 "나는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뛰어난 매너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한국에서 매너를 배우겠다"라며 웃었다. 레니 감독은 미국 프로축구(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지휘봉을 잡았었다. 이 감독은 레니 감독이 MLS에서 활동해 미국인으로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왕 큰 소리를 친 이 감독은 "이랜드FC를 이기겠다. 오랜만에 K리그에 기업구단이 창단된다. 연고지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사용하는데 안양이 이기면 굉장한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서울이라는 큰 도시 팀을 이기면 안양 시민들에게 인상을 남길 것 같다. 레니 감독에게 챌린지의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선수들은 대체로 이랜드를 3~6위권의 성적으로 예상했다. 안양의 최진수는 "4강 전력은 된다"라며 이랜드가 승격 플레이오프권 진입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상주 상무 이정협도 "좋은 선수가 많아 4위 정도는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은근히 견제했다. 고양 Hi FC의 오기재가 가장 낮은 6위로 예상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랜드FC의 김재성은 "우리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레니 감독과 면담하면서 팀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승격의 시간이 앞당겨지게 하겠다"라며 클래식으로 빨리 올라서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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