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 중요"…서남원·이정철·양철호 이구동성

[류한준기자] '봄 배구'에 나서는 여자부 사령탑들의 고민은 비슷했다. 바로 서브 리시브다.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가 18일 열렸다.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손에 넣고 IBK 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플레이오프 승자를 기다리고 있는 서남원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고참 선수들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 믿는다"며 "역시나 황민경과 문정원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민경과 문정원은 도로공사에서 공격 뿐 아니라 리시브와 수비를 맡고 있다. 서 감독은 "(황)민경이의 무릎 상태가 조금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상대팀의 키플레이어도 꼽았다. 서 감독은 "IBK 기업은행은 리베로 남지연, 현대건설은 김주하"라고 얘기했다. 남지연과 김주하 모두 각자 소속팀에서 수비와 리시브를 책임지는 전력이다.

서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IBK 기업은행과 상대전적에서 밀렸다"며 "만약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게 되면 이런 열세를 뛰어넘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정철 IBK 기업은행 감독도 올 시즌 팀 리시브를 거의 전담한 채선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감독은 "(채)선아와는 4시즌을 함께 하고 있다"며 "지난 시즌까지는 싫은 소리도 꽤했고 혼도 많이 냈다. 하지만 이제는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감독은 "현대건설의 주공격수 폴리의 신경을 좀 건드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괜찮다"며 "폴리의 남자친구가 한국에 다시 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양 감독은 "우리팀은 황연주와 염혜선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IBK 기업은행은 역시 채선아가 키플레이어"라고 꼽았다.

한편 함께 자리한 주장 선수들의 입담으로 행사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염혜선(현대건설)은 "만약 우승을 차지한다면 양 감독과 꼭 한 번 야자타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1975년생으로 올 시즌 남녀 프로팀 사령탑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현역선수로 뛰고 있는 후인정(한국전력)과 장소연(한국도로공사)이 양 감독 보다 한 살 더 많다.

남지연(IBK 기업은행)은 "그동안 우승을 차지할 때 가진 회식자리에서 감독님이 흐트러진 모습을 단 한 번도 못봤다"며 "이번에 우승을 한다면 큰 사발에 폭탄주를 권하겠다. 감독님이 취해서 쓰러지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말해 행사장에 웃음이 번졌다. 이 감독은 "우승만 한다면 10번이라도 더 쓰러질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