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화장'의 임권택 감독이 영화의 사실감을 위해 과감한 노출 장면을 소화한 배우 김호정에게 찬사를 보냈다.
1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화장'(감독 임권택/제공·제작 명필름)의 언론·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임권택 감독과 배우 안성기·김규리·김호정이 참석했다.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 남자의 서글픈 갈망을 그린다. 지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극 중 김호정은 오상무의 아내이자 병마와 싸우며 죽음에 가까워지는 여인으로 분해 고통에 힘겨워하는 연기를 소화해냈다. 김호정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인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성기 노출을 불사하는 투혼을 보였다. 남편 역 안성기와 함께 연기한 이 장면은 지난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임권택 감독은 이 장면의 촬영 비화를 알리며 배우 김호정의 결정과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애초에는 반신만 노출하고 찍었는데 관객들이 상당한 생각으로 유추한다 해도 그 사실감이 십분 전달될 것 같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촬영을 중단하고 김호정에게 전신을 찍어야 비로소 납득할 수 있겠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2~3시간 뒤 '좋다. 감독의 의사대로 찍자'고 해 찍은 신이 전신을 드러내는 신이었다"고 덧붙인 임권택 감독은 "감독으로서 큰 실례를 범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해당 장면이 무사하게 목적한대로 잘 찍히고 영화를 더 빛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자리를 빌어서 김호정 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번 더 드리고 싶다"고 회상했다.
감독의 찬사에 김호정은 "너무 감격스럽다"며 "욕실 부분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시나리오를 받고 그 장면이 가장 강렬했다. 가장 힘들지만 아름다웠던 신으로 인상적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촬영할 때 '처절해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을까? 그랬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며 "영화에서 아내는 죽지만 저 배우 김호정으로서는 이 영화가 제게 굉장히 큰 의미로 새로 마음을 먹게 된 작품이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고 연기를 아주 행복하게 잘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붇돋워줬다"고 답한 김호정은 "아울러 그런 영화가 임권택, 안성기, 김규리 너무 좋은 멤버들이었다는점에서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영화의 제목인 '화장'은 '화장(火葬')'과 '화장(化粧)', 두 가지 뜻을 담아 중의성을 띤다. 베니스, 베를린, 토론토, 벤쿠버, 부산 등 세계 유수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자 배우 안성기의 128번째 출연작이다. 오는 4월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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