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축구의 '상징'이 된 차두리(35, FC서울)에게 가장 멋진 대표팀 은퇴 장면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27일 우즈베키스탄(대전), 31일 뉴질랜드(서울)와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 23명을 발표하면서 이번 명단에 포함된 차두리에 대해 특별히 언급했다.
차두리는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A매치 75경기 출전해 4골을 기록한 것으로 차두리의 대표팀 생활은 끝난 듯했다. 대한축구협회도 70경기 이상을 뛴 선수에게 은퇴식을 열어주는 관례에 따라 뉴질랜드전에서 차두리의 은퇴식을 갖고 아름답게 보내주기로 했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이 더욱 멋진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차두리와의 면담에서 "은퇴 전에 (대표팀 경기에 출전해) 이기고 가야 되지 않느냐"라고 말을 했다.
슈틸리케는 "최근 차두리와 직접 면담을 했고 대표팀에서 은퇴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라고 전하면서 "차두리는 FC서울에서 아직 뛰고 있어서 대표로 발탁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은퇴식 문화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에서 특정 선수 은퇴 기념식을 하면 전반 종료 후 다소 소극적인 행사를 준비하는 것 같더라. 단순한 은퇴식은 안된다"라고 전제한 뒤 "차두리에게 은퇴 경기를 치르게 해주고 싶다. 75경기 출전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었다"라고 차두리를 이번 대표팀 명단에 넣은 이유를 설명했다.
차두리는 우즈벡전에는 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의 합류 시점은 우즈벡전을 치르고 서울 복귀해서 29일 오전 훈련 때가 될 것이다. 31일 은퇴 경기 선발 출전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정리했다.
단순히 은퇴식을 치르며 꽃다발을 받는 정도가 아닌, 경기를 직접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슈틸리케 감독은 "내가 만약 선수였다면 은퇴 시 단순히 하프타임 때 꽃다발을 받는 것이 아닌 선수로서 은퇴 경기에 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며 모양새를 강조했다.
이어 "차두리는 선발로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전반 종료 2~3분 전 교체 아웃되면서 관중의 기립 박수를 받고 나온 뒤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치르면 된다"라고 세세한 은퇴경기 연출까지 소개했다.
차두리의 대체 자원에 대해서는 실험을 예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평가전 통해 오른쪽 풀백 실험을 해보려고 한다. 대상자와 실험 방법에 대해서는 당장 말하기 어렵다"라며 해당 선수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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