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의 인천 유나이티드전 극적인 승리는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 같다. 정규리그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도 좋은 흐름을 이끌 전망이다.
수원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인천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염기훈의 극적 결승골로 2-1로 승리했다.
수원 입장에서는 절묘한 시점에서 얻은 귀중한 승리였다. 수원은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2-1 역전승 이후 베이징 궈안(중국)에 0-1로 패했다. 주심의 어처구니없는 판정이 속출한 가운데 양상민의 퇴장 악재까지 만나 억울하게 졌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도 속쓰렸다. 오범석의 퇴장으로 수비 균형이 깨진 수원은 손준호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자칫 정규리그 초반 레이스와 챔피언스리그 순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인천전은 비행만 12시간이 걸리는 브리즈번 원정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부담이 상당했다. 어떻게든 이겨 분위기를 살린 채 호주 원정을 떠나는 것이 중요했다. 이기지 못하면 브리즈번 원정을 다녀온 후 있을 성남FC와의 원정경기 역시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수원 선수단의 마음도 바빴다. 인천전 직후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났다. 일주일에 네 번 있는 브리즈번행 직항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다. 이 비행기를 놓친다면 15일 저녁 시드니행 항공기에 올라 환승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수원은 인천전 승리로 기분 전환을 한 상태로 직항 비행기편으로 호주 원정길에 오를 수 있었다.
더군다나 수원은 지난해 득점왕 산토스가 골맛을 봤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서정원 감독은 "산토스가 지난 2경기에서 퇴장 등의 변수로 많이 뛰지 못하고 교체됐다.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라고 전했다. 처진 공격수 산토스의 감각이 살아나야 팀 공격 전체의 연계플레이가 잘 된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에 차출되는 중앙 수비수 연제민, 중앙 미드필더 권창훈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희망도 찾았다. 조성진과 민상기가 좋은 호흡을 자랑했고 중앙 수비수로 활용됐던 양상민이 왼쪽 풀백으로 무리없이 뛰었다. 다양한 선수 구성을 통해 브리즈번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게 됐다.
인천전 후반 11분 권창훈을 대신해 투입돼 수원 복귀전을 치른 백지훈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소득도 있었다. 백지훈은 첫 출전에 다소 긴장한 듯 몇 차례 패스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내 적응하며 경기를 잘 이끌었다. 김은선과 역할 분담을 통해 자신감도 회복했다. 브리즈번전까지 잘 해낸다면 권창훈이 이번 달 말 팀에 복귀하기까지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전술의 가능성도 봤다. 후반 36분 투입된 정대세를 선발 출전해 있던 카이오와 투톱으로 세워 공격 전개를 해봤다. 둘의 조합은 피지컬로 맞설 브리즈번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정대세는 종료 직전 염기훈의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서 감독의 의도에 부응했다.
수원은 이날 인천전에서 홍철, 최재수, 이상호 등을 아꼈다. 서 감독은 "장거리 원정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견디기 어렵다. 일단 브리즈번 원정경기는 베스트로 내보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호주 원정에 이은 성남전만 잘 치르면 수원은 A매치 휴식기로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얻기 때문에 두 경기에 가진 전력을 최대한 쏟아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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