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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광폭 행보, 긍정의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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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통해 한국 축구 깨우기 계속, 지도자-선수 마음 흔들어

[이성필기자] 배려와 소통의 리더십을 앞세운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의 광폭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후 한 달여의 스페인 휴가를 마치고 지난 4일 귀국했다. 다음날인 5일 K리그 클래식 2015 미디어데이에 잠시 얼굴을 내비쳤던 슈틸리케 감독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성남FC의 클래식 개막전을 방문해 선수들을 점검했다.

8일 오전에는 완주군의 전북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봤다. K리그 구단의 훈련 환경을 직접 살펴보고 장, 단점을 스스럼없이 지적했다. "한국의 겨울이 독일보다 더 길어서 외부 훈련 시설의 난방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을 하기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볼턴 원더러스(이상 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지롱댕 보르도(프랑스) 등의 클럽하우스를 두루 살펴보고 건설한 전북 클럽하우스라고 해도 슈틸리케 감독은 조언을 해줄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 날 오후에는 전라남도 광양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살펴봤다. 양 팀 선수 중 전남 이종호가 지난해 12월 제주도 서귀포 대표팀 전지훈련에 소집된 적이 있었는데, 그 외 더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발품이었다. 같은 날 열린 수원 삼성-포항 스틸러스의 빅매치는 박건하 대표팀 코치가 관전했다. 경기 비중을 고려하면 감독이 수원-포항전, 코치가 전남-제주전을 찾는 것이 더 어울릴 법했지만 슈틸리케는 고정 관념을 깼다.

여정은 계속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를 찾았다. 11일 예정됐던 제1차 기술세미나 협의를 위해 들렀다. 마침, 이날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22세 이하(U-22) 대표팀 소집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신 감독에게 덕담을 건네며 행운을 빌었다.

11일에는 파주 NFC에서 골든 에이지 출범식이 열렸다. 골든 에이지는 한국형 유소년 발굴 프로그램으로 권역별(충남, 영남, 호남 등)로 축구협회 전임지도자를 임명해 동 단위부터 구-군, 시, 도 단위로 서서히 넓혀가며 인재를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유소년 시스템의 이해야말로 한국 축구 발전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전임 지도자들 모두와 사진 촬영에 응하고 각종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 지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A대표팀의 수준은 유소년을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라고 한 말에 감명을 받았다. 사명감으로 선수 발굴에 나서겠다"라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골든에이지 행사에서 일정한 틀 안에서라면 지도자의 개성이 발휘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A대표팀부터 각급 연령별 대표팀과 유스팀까지 4-2-3-1이라는 포메이션을 똑같이 활용하지만, 지도자의 철학과 능력에 따라 개성있는 전술 등으로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유소년 지도자까지 챙기는 것은 자신의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여태까지 한국 축구는 지도자의 스타일이 제각각이라 선수가 상위 연령대 대표팀에 올라가서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정리하기 위함이다. 앞으로는 슈틸리케 감독이 아닌 다른 지도자가 A대표팀을 맡아도 마찬가지다"라고 전했다.

조금의 시간도 놓치지 않았다. 골든에이지 출범식 촬영이 이어지던 청룡구장 옆 백호구장에서는 U-22 대표팀 37명의 치열한 오디션이 열리고 있었다. 최문식 코치팀과 김기동 코치팀으로 나눠 평가전을 통해 옥석 고르기가 진행 중이었다.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와 함께 백호구장으로 이동한 슈틸리케 감독은 약 30분간 U-22 선수들의 연습경기를 관찰했다. 명단을 살펴보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아시안컵까지 자신을 보좌했던 신태용 코치가 감독을 맡은 팀이 어떤 틀로 돌아가는지 살피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유망주를 찾아보려는 목적이 함께 담겼다.

슈틸리케 감독이 등장하면서 연습경기 분위기는 더욱 끓어올랐다. 이번에 소집된 37명 중 슈틸리케호에 승선하는 선수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K리그 클래식 소속 20명, 챌린지(2부리그) 5명, 대학팀 12명의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패스 해달라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14~15일에는 클래식 2라운드 관전에 나설 예정이다. 아직 어느 경기장을 찾을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3월 하순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명단을 17일 발표하기에 앞서 최대한 선수를 더 확인하겠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의지다. 부지런한 슈틸리케 감독의 행보가 국내 지도자와 선수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조이뉴스24 파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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