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해 K리그 클래식은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제2의 이정협(24, 상주 상무) 발굴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에서의 휴가를 마치고 4일 국내로 복귀해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과거 이정협과 같은 상황에 있었던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게 하겠다"라며 새얼굴 찾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당장 7일 전북 현대-성남FC의 시즌 개막전을 찾아 관전하고 시축도 하는 등 K리그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행보를 예고했다.
이정협은 부산 아이파크와 상주 상무에서 철저히 조커로 활약했다. 흔한 연령별 대표팀 경력도 없었다. 그런 이정협을 발굴해낸 것은 숨은 보석을 찾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지에 따른 것이었고 K리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요인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K리그 정상권 팀에서 국가대표급 선수가 꾸준히 나와야 한다"라며 폭넓은 대표팀 구성을 예고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제주도 서귀포 전지훈련에서 대표팀 후보군의 윤곽을 어느 정도 잡았다. 골키퍼를 제외한 27명의 소집 멤버 중 K리그에서만 15명을 뽑아 기량을 확인했다. 이 중 3~4명에 대해서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고 최종적으로 이정협이 아시안컵 대표로 발탁됐다.
3월 27일 우즈베키스탄, 31일 뉴질랜드와 A매치 2연전까지 슈틸리케 감독은 최대 6경기 정도 K리그 관전이 가능하다. 이후에도 6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표팀을 구성할 때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을 유혹할 만한 K리그 자원들은 많다. 제주 전훈에서는 권창훈(21), 김은선(27, 이상 수원 삼성)을 비롯해 강수일(28, 제주 유나이티드), 이종호(23, 전남 드래곤즈) 등이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포지션상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수들로 대표팀 선수층을 두텁게 하기에 그만이다.
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성남FC의 황의조(23)가 강력한 힘과 슈팅력을 앞세워 골맛을 보며 감바 오사카전 2-0 승리를 이끌었다. 황의조는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직접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을 넣었다. 원톱 요원인 황의조가 기량 발휘를 한 것은 이동국(36, 전북 현대), 김신욱(27, 울산 현대) 대안 찾기를 계속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는 눈길을 주기에 충분하다. 팀에서 주로 조커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이정협과 유사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또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 실력만 있다면 나이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자원 역시 K리그에서 찾겠다고 전했다. 유럽파가 체한적인 상황에서 K리그가 최고의 선수 발굴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이자 측면 날개까지 소화 가능한 이재성(23, 전북 현대)도 눈여겨볼 자원이다. 이재성은 올해 프로 2년차이지만 대담한 활약을 하고 있다. 3일 산둥 루넝(중국)과의 경기에서도 뛰어난 볼 키핑력과 슈팅으로 골을 넣는 등 눈부신 활약을 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에서는 김승대(24), 손준호(23, 이상 포항 스틸러스), 안용우(24, 전남 드래곤즈)도 지켜봐야 할 대상이다. 서귀포 전훈 명단에는 없었지만, 이들은 모두 중앙에서 전방으로 연결해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창의성 면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자원들이다. 차범근 축구대상 경력의 서명원(20, 대전시티즌)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오래 전 대표팀 경력이 있지만,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선수들이 소속팀 활약을 바탕으로 부활의 기지개를 켤 지도 관심사다. 정조국(31, FC서울), 양동현(29, 울산 현대) 등 확실하게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띌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정조국은 264경기 83골, 양동현은 194경기 50골로 골 감각은 충분히 갖췄다. 원톱 자원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김동섭(26, 성남FC)도 관찰 자원이다.
골키퍼도 무한 경쟁이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아시안컵을 통해 대표팀 제1 수문장으로 올라섰다고는 하지만 주인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기존 정성룡(30, 수원 삼성), 김승규(25, 울산 현대) 외에 박준혁(28, 성남FC), 이범영(26, 부산 아이파크), 신화용(32, 포항 스틸러스), 권순태(31, 전북 현대), 유현(31, 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언제든지 태극마크를 달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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