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김성균이 영화 '살인의뢰'에서 연쇄 살인 범죄로 아내를 잃은 인물을 연기한 소감을 알렸다.
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살인의뢰'(감독 손용호/제작 ㈜미인픽쳐스· ㈜영화사 진)의 개봉을 앞둔 배우 김성균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살인의뢰'는 연쇄 살인마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와 아내를 잃은 남자의 극한 분노가 빚어내는 범죄 스릴러다. 태수(김상경 분)는 비 오는 날 우연히 검거한 뺑소니범이 연쇄 살인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의 마지막 희생양이 자신의 여동생이었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극 중 김성균은 사랑하는 아내를 연쇄살인마에게 잃는 남성 승현으로 분했다. 그간 섬뜩한 악역부터 순박하고 코믹한 인물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나 '이웃사람' 등에서와 달리 범죄의 피해자를 연기했다. 한 때는 '악역 전문 배우'의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그였지만 이번엔 범인을 향해 처절한 복수를 다짐하는 캐릭터로 관객을 만난다.
승현 역에 몰입하던 시기를 떠올리며 김성균은 "집에 있는 순간에도 불쑥 생각이 나더라"며 "역할에 빠졌다 옷을 벗고 나오고 그런게 잘 없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영화를 찍으며 가상이지만 유사한 감정을 제가 겪은 것 아니냐. 불쑥 생각이 나서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보다가도 눈물이 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역할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 담겨있다"며 "저도 모르게 그런 것이 느껴질 때는 깜짝 놀라곤 했다. '이웃사람' 때 누굴 죽이는 신을 찍었는데 가짜인 것을 알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몸으로 하다 보니 문득 내 자신이 섬뜩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고도 돌이켰다.
이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며 "역할에서 못 빠져나오는 이들이 있다던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깊이 몰입해서 힘들었다는 배우들의 이야기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살인의뢰'를 촬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그는 "매 순간 그랬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무래도 대모산 장면이었다"며 "살인마를 직접 납치해서 데려갔는데 그 공간 어딘가에 내 가족이 묻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가족을 빨리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 '여기서 얼마나 춥고 외로웠을까' 하는 감정이 섞였다"고 답했다.
또한 "내 앞에 살인범이 있는데도 내가 무력한 상황이니 그런 복잡한 생각이 들어 그 장면이 괴로웠다. 긴 시간 할애하지 못해 긴박하게 찍어야 했던 장면이다"라고 알렸다.
배우 김상경과 박성웅, 김성균이 출연하는 영화 '살인의뢰'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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