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외야수가 돼가고 있습니다."
LG 트윈스의 김용의(30)는 누구보다 힘든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다. 수비 포지션이 내야에서 외야로 변경돼 그에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용의의 포지션 변경은 LG의 팀 사정과 김용의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양상문 감독의 선택이었다. 팀 외야의 고령화에 따라 젊은 외야수가 필요했고, 내야에서 확실히 자리잡지 못하던 김용의가 문선재와 함께 외야의 미래로 발탁된 것이다. 문선재도 내야에서 외야로 전업했다.
양상문 감독은 "선수 생명을 걸 정도로 위험한 일"이라고 포지션 변경에 대한 위험성을 설명했다. 그만큼 김용의로서는 포지션 변경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김용의 스스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외야수 글러브를 끼기로 결정했다. 그런 김용의를 보고 양 감독은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고 있다.
다행히 김용의는 빠른 속도로 적응하며 외야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 감독은 김용의의 외야 수비에 대해 "아직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 처리는 미흡하지만, 그것은 수비 잘하는 선수들에게도 원래 어려운 일"이라며 "좌우, 앞뒤 움직임은 다 좋다. 펜스까지 굴러갈 공을 막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의 스스로도 훈련 성과가 만족스러운 눈치다. 24일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서 김용의는 잡을 수도 있었던 타구를 키를 넘겨 2루타로 만들어 줬다. 김용의는 "잡아야 하는 타구였다"며 아쉬움을 보이면서도 "실수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지금은 플레이 하나 하나가 전부 공부다. 경기를 치를수록 외야수가 돼가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하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이어 김용의는 "이제 내 몸에 맞는 옷을 찾은 것 같다"며 "가끔 1루수로는 나갈 것 같지만 2루수, 3루수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동안 연습경기에서 외야수로만 나섰던 김용의는 26일 열리는 요코하마전에서는 톱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올 시즌 144경기 체제를 맞아 어느 때보다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아직 주전 외야수들의 아성을 넘어서기는 어렵지만, 여러모로 활용 가치가 높은 김용의가 자신의 역할을 해줘야 LG의 전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몸에 맞는 옷을 찾은 김용의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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