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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2', 연기神 김명민의 힐링 프로젝트(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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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 도도한 줄 알았는데 착하고 여린 아이더라"

[권혜림기자] 배우 김명민은 가끔 의외의 모험을 한다. 이견을 달 자가 없을 연기력, 40대 기혼 남자 배우 중 흔치 않게 '멜로가 되는' 스타성까지 갖춘 그지만 쉬운 길보단 거칠고 낯선 길을 택하곤 한다. 때로 그 길은 그를 숙명을 넘지 못한 마라토너로, 루게릭 환자로, 괴팍한 성격을 지닌 천재 지휘자로, 가혹한 운명에 맞서야 했던 의사로 만들었다.

4년 전 그가 출연했던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도 김명민에겐 다른 의미의 모험이었을 것이다. 늘 진지할 것만 같던, 끝이 보이지 않는 고뇌를 안고 살아왔을 것만 같았던 김명민의 눈망울이 명탐정 김민의 장난기로 빛날 때, 관객들은 그의 또 다른 얼굴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스크린에서도, 브라운관에서도, 김명민의 연기가 보는 이들에게 신뢰를 주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터다.

김명민이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속편인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 감독 김석윤/제작 청년필름)로 돌아왔다. 김석윤 감독, 파트너 오달수와 4년 만에 다시 뭉쳤다. 전편이 흥행에 성공하며 '코미디도 되는' 배우로 입지를 굳힌 그이기에 관객들의 기대와 배우 스스로의 부담이 상충할 법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뛰어든 코믹 연기에 부담은 없었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김명민의 답은 간단 명료했다.

"코믹 연기라는 생각을 안 하고 연기해요. 웃겨야 한다는 강박이 생긴다면 오버할 수 있거든요. 편안했어요. 연기의 장르를 나누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장르를 나눌 수는 있지만요. 인물에 접근하는 방식은 똑같지만 가볍게, 저를 많이 담그지 않고 할 수 있는 연기라 좋았죠. 감독님이 판을 너무 잘 깔아주셨고 옆에 (오)달수 형이라는 든든한 동료가 있어 정신적으로 행복한 촬영장이었어요. 액션이 많아 계속 뛰어야 해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요.(웃음)"

영화는 왕에게 미운털이 박혀 외딴 섬에 유배된 명탐정 김민(김명민 분)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그를 찾아오는 이라곤 함께 했던 파트너 서필(오달수 분)과 동생을 찾아달라는 어린 소녀 뿐이다. 그러던 중 불량 은괴 유통 소식을 접한 김민은 유배지를 이탈하며 두 가지 사건을 해결하려 나선다. 전편에 이어 김명민과 오달수의 코믹 호흡은 숱한 장면들에서 빛을 발한다. 김명민은 무겁고 진지한 인물로 분해 극에 몰입해온 경험과 '조선명탐정' 시리즈 속 김민 역을 소화했던 것을 비교해 묻는 질문에 "('조선명탐정2')는 완전한 힐링이었다"고 답했다.

"다르죠. 완전히 '힐링'이 돼요. 이 영화에도 드라마가 있고 안타까운 장면들이 있어요. 하지만 다른 정극 영화들에 비하면 감정의 골이, 그 수위가 그렇게 깊지 않죠. 깊을수록 제 감정의 골이 건드려지니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도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 인물을 연기한 배우는 그만큼 더 힘든 것이고요."

전편에 배우 한지민이 영화 주연진의 홍일점으로 활약했다면, 2편에 신선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여배우는 이연희다. 놀라운 미모로 김민의 혼을 쏙 빼놓는 인물 히사코 역을 연기했다. 한지민이 한껏 발랄한 매력으로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면 이연희는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선배들과의 호흡을 준비했다.

"이연희가 도도하고 시크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숫기가 없어 그랬더라고요. 그 안의 모습을 보면 착하고 여린 아이예요. 극에 몰입하려는 노력도 있었고요.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이미 4년 전에 함께 연기해 합이 맞는 사람들 사이에 들어와 자신이 '객(客)'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어요. 짜인 틀 안에서 자신이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겠죠. 저 같았어도 그랬을 거예요. 이연희는 그런 부담을 잘 떨치고 잘 한 것 같아요."

데뷔 20년을 바라보는 베테랑 배우지만, 연기에 대한 김명민의 고민은 현재 진행중이다. 그는 "앞으로 맡아야 할 캐릭터를 어떻게 더 기발하게 창조하느냐가 저의 고민인 것 같다"며 "쉽게 될 때도, 막힐 때도 있다"고 말했다.

"막힐 때는 정말 힘들어요. 그런 면을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 그런 것들이 가장 고민이죠. 연기는 풀리지 않는 숙제거든요. 캐릭터를 제 모습대로, 제 것으로 가져와 몸 안으로 쑤셔넣으면 편할 텐데 말예요. 노력 끝에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그 보람은 몇 배가 돼요. 관객들이 '뭘 또 저렇게 열심히 해, 뭘 저렇게 고생해'라고 한다 해도 나중에 보신 뒤 '저런 캐릭터구나. 다르구나' 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이하 김명민 인터뷰 일문일답

-1편과 비교해 오달수와 호흡은 어떻게 달라졌나?

"1편을 찍을 땐 오달수 형이 나를 그렇게 (가깝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제 꼭 안긴다.(웃음) 1편 때와 다르게,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눈으로 바라보더라. 너무 좋았다."

-함께 사석에서 친해질 기회도 많았을 텐데.

"그간 함께 막걸리를 몇 짝을 마셨는지 모르겠다. 셀 수도 없이 많이 마셨다. 축적된 막걸리의 양이 대단하다.(웃음) 지방 촬영을 하면 매일 밤 달수 형이 '콜'을 한다. '모하셔?' 하면 나는 '가려고'라고 답한다. '어서 오셔'하면 가는 식이다. 가면 안 어울리게 과일을 깎아서 정갈하게 해 놓고 과자를 정성껏 뜯어서 다소곳하게 안주상을 차려준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상남자다. 그런게 있다. 그게 매력이지."

-영화의 시사에서 셜록 홈즈와 비교한 질문이 있었는데. 살짝 발끈한 뉘앙스로 답을 했다.

"굳이 발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셜록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니까. 어찌 감히 비교가 되겠나. '셜록 홈즈'는 전세계적으로 열과을 일으킨 콘텐츠다. 안본 사람이 어딨겠나. 우리 영화에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국민들에게 정서적으로 깊이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훈훈하고 인간미 넘치는, 한국인의 끈적한 정서 같은 것들이 각 인물마다 있다. 그런 캐릭터의 매력은 다른 작품들이 따라올 수 없지 않을까?"

-이번 영화에선 한지민에 이어 이연희와 호흡했다. 현장에 새로운 홍일점이 등장했으니 대접이 극진했을 것 같은데.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쓰셨다.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여배우가 초대손님이다. 극진히 모셔야 한다. 저와 달수 형은 설레발을 다 떨어서 분위기를 다 띄워놓는다. 거의 제가 했다.(웃음) 감독님이 연희에게 무한 사랑과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나중에 감독님이 고백하더라. '너희에겐 많이 신경을 못 썼어. 미안해'라고. '다 알고 있다. 괜찮다'고 했다. 감독님 뿐 아니라 조명, 촬영 감독님도 다르다. 있는줄도 몰랐던 장비들이 나온다."

-김석윤 감독은 드라마 연출을 했던 인물인데, 다른 감독들과 작업 방식에 차이가 있나?

"드라마트루기에 차이가 있다. 김석윤 감독만의 색깔이 있다. 너무 빠르다. '컷' 하는 것을 보면 전광석화 같고 날쌘 검객 같다. 대사가 안끝났는데도 '컷'을 할 때가 있다. 달수 형과 함께 '뭐지?' 한다.(웃음) 우리는 배우니까 찜찜함이 남지만 감독님은 '거기까지 안써'라고 말한다. 머릿속에 다 있는 거다. 분리수거를 정확히, 쓰레기 낭비를 안하는거다. 필름으로 찍을 때라면 필름을 많이 아끼셨을 것 같다."

-그간 몇 편의 작품에 출연을 결정했다 일정이 꼬여 출연하지 않게 됐다.

"확실히 계약할 수 있는 것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정확히 예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고의가 아니라 예기치 못하게 그런 일이 생긴 셈이다. 저를 필요로 하는 작품들에서 저를 부른다. 그럼 흥행과 거리가 멀다 해도 가고 싶다. 그게 제가 살아있는 힘이다. 흥행을 보고 배우 생활 하는 것은 아니니까. 흥행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건 '조선 명탐정'이 해줄 거고(웃음) 나머지는 뚝심을 가지고 그렇게 가야겠다."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는 않나?

"그렇지는 않다. 각 캐릭터가 할 역할이 다르니까. 일단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시나리오가 좋다. '조선 명탐정'의 경우는 조금 예외다. 제가 뭔가 쏟았을 때, 내 안에 쌓이지 않고 충분히 해갈될 그런 것을 원한다. 내게 10이라는 에너지가 있다면 3,4 정도만 쓰면 되는 작품은 심심하다. 하다 끝날 것 같다는 느낌이다. 요리에 비한다면 요리 재료가 열댓가지 이상 되는 것들이 좋다. 서너가기로 된 것은 굳이 제가 안해도, 다른 사람이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전체적 시나리오 완성도가 높아야 하고, 역시 캐릭터가 적나라하게 살아 숨쉬고 있고, 본질을 파고 있는, 그런 시나리오가 눈에 들어오긴 한다. 너무 상업적인 냄새가 난다는 것들은 흥행은 성공할 것 같은데 하는 내내 만족감을 못 느낀다."

-배우 김명민이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흥행이 배우의 급을 나누는 기준치가 됐다. 그 안에서도 꾸준히 나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싶다. 흥행 위주로만 가지는 않는 영화판이 아직 살아있다고 본다. 작품성과 영화의 초심을 가지고 임할 수 있는 감독님들이 계신다. 그런 분들이 보실 때 제가 흥행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고 시나리오를 줬을 때 읽을 것 같은, 그런 배우일 것이다. 그런 작품이 흥행하면 더 좋다. 흥행 공식으로 만드는 영화들이 너무 많다 보니 그것이 가슴아플 뿐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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