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해 K리그 팀들의 동계 해외 전지훈련지는 다양하다. 일본을 찾은 팀들이 다수다. FC서울(가고시마), 울산 현대(미야자키), 성남FC(구마모토), 광주FC(시즈오카) 등이 일본 전훈지로 택했다. J리그, J2리그 등 다양한 팀과의 연습 경기가 가능하다는 것과 시차가 없다는 이점이 있다.
태국도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전남 드래곤즈가 방콕을 택했다. 더운 날씨에 체력을 끌어 올리기 그만이다. 전북 현대는 모기업 홍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담금질 중이다.
포항 스틸러스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터키 안탈리아를 택했다. 지중해 연안인 데다 주요 유럽 팀들이 전훈지로 많이 찾는 곳이어서 연습경기 상대를 구하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다. 다만 비가 자주 내리는 등 날씨가 고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수원 삼성은 스페인 말라가를 선택했다. 말라가는 스페인 남부 도시로 지중해와 맞닿아 있다. 날씨가 좋고 안탈리아 이상으로 연습 상대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말라가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본선 경험이 있는 팀들이 대거 훈련 캠프를 차렸다. 디나모 키예프, 드니프로(이상 우크라이나), 스파르타 모스크바, 디나모 모스크바(이상 러시아), 디나모 부쿠레슈티(루마니아) 루도고레츠(불가리아) 리예카(크로아티아), LASK 린츠(오스트리아), 빅토리아 플젠(체코) 등 동유럽 팀들은 물론 일부 남미팀들이 몰려왔다.
환경도 괜찮다. 수원은 말라가의 산악지대에 있는 알하우린 골프 리조트에 머물고 있다. 이곳에는 연습 경기장 1면이 딸려 있다. 오직 수원만 전용으로 쓴다. K리그 명문 팀이라는 명성이 이곳까지 알려져 있어 많은 배려를 받는다.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번화가로의 탈출(?)이 불가능하다.
수원은 첫 연습경기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전 2-0 승리 이후 유럽, 남미 팀을 상대로 2무 2패를 거뒀다. 5일(한국시간) 자비차 비드고슈(폴란드)에 3-0으로 승리하며 유럽팀에 처음 이기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상대하는 팀들의 기본 기술과 힘이 좋으니 수원에는 좋은 연습경기 파트너다. 비드고슈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수원이 만날 브리즈번 로어(호주) 대비용으로 적격이었다. 오는 7일에는 빅토리아 플젠과의 연습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이어 두 차례 더 연습 경기를 치르고 국내로 복귀한다.
승리가 적어도 과정 자체는 만족스럽다. 서정원 감독은 "기본적으로 상대 팀들의 기술이 좋은 데다 힘과 정교함까지 갖췄다. 우리 입장에서는 나쁠 것 없는 상대들이다. (2-5로 패했던) 드니프로는 정말 기술이 괜찮더라"라고 유럽 팀과 맞붙어본 소감을 전했다.
수원의 연습경기 대진 상대가 좋다 보니 광저우의 마르첼로 리피 기술 총감독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매치 에이전트를 상대로 수원보다 더 좋은 상대를 연결해달라며 차별론(?)을 거론한 것이다. 광저우는 수원에 패한 뒤 아틀레치쿠 파라나엔시(브라질), 벤피카 루안다(앙골라)에 2연승을 거두며 전훈을 끝냈다.
수원 관계자는 "일본 가고시마나 터키 안탈리아 모두 가봤지만 확실히 말라가가 훈련지로 괜찮은 것 같다. 모든 부문에서 만족스럽다. 이상 기후 때문인지 바람이 많이 불기는 하지만 기초 여건은 괜찮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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