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목곰' 김동주(40, 전 두산)가 결국 은퇴를 선택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또 한 명의 대스타가 현역 유니폼을 벗게 된 것이다.
김동주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에서 방출 조치됐다. 두산은 은퇴와 함께 지도자 수업 지원을 제안했지만 김동주의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다. 결국 김동주는 자유의 몸이 돼 새로운 팀을 구했다.
신생팀 kt 등이 김동주의 차기 행선지로 물망에 올랐다. kt 조범현 감독은 직접적으로 김동주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kt와 김동주의 입단 협상은 결렬됐고, 올 시즌 선수등록 마감일인 1월31일이 다가오자 끝내 김동주는 은퇴라는 선택지를 집어들었다.
1998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OB(두산의 전신)에 입단한 김동주는 신인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팀은 물론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2012년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김동주지만 2013년 28경기 출전에 그친 뒤 지난해에는 2군에만 머물렀다. 결국 김동주는 새로운 팀을 구하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며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프로야구가 김동주라는 대스타를 잃게된 상황에서 새삼 존재감이 커보이는 선수가 한 명 있다.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41)다. 이병규는 김동주보다 한 해 먼저 1997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잠실구장을 함께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LG와 두산이다. 두산에 김동주가 있다면 LG에는 이병규가 있었다. 그렇게 두 선수는 각 구단을 대표하는 간판선수였다. 이병규가 한 해 먼저 프로에 데뷔했고 3시즌 동안 일본(주니치)에서 뛰었다는 차이는 있지만 두 선수 모두 각 구단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해왔다.
김동주와는 달리 이병규는 불혹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팀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2년 전인 2013년에는 타율 3할4푼8리로 '최고령' 타격왕에 올랐고, 그 해 생애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3년 간 25억5천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계약 규모였다. 이는 '최고령' FA 계약으로 기록됐다.
지난 시즌 이병규는 거듭되는 부상으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1리 2홈런 25타점에 그친 것. 하지만 이병규는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 부활을 노린다. 현재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도 참가 중이다. 지난해처럼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아직 충분히 제 몫을 해낼 것이라는 주변의 평가다.
90년대부터 활약했던 스타들이 하나 둘 유니폼을 벗고 있다. 이병규를 포함해 진갑용(41, 삼성), 최영필(41, KIA), 이승엽(39, 삼성) 정도가 남아 있는 90년대 데뷔 선수들이다. 그 중 이병규는 진갑용과 함께 최고령 야수로 뛰고 있다. 김동주가 생각보다 이른 은퇴를 결정한 가운데 이병규의 존재감이 새삼 커보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