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처음으로 골문을 열어줬다. 처음으로 실점한 것이 결승전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한국은 A조 조별예선 3경기와 8강 우즈베키스탄전, 4강 이라크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그래서 한국은 결승전에서 호주마저 무실점으로 꺾고 6경기 전 경기 무실점으로 우승을 확정지으려 했다.
하지만 역시 무실점은 쉽지 않았다. 31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한국은 전반 44분 호주 루옹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루옹고는 아크 중앙에서 수비 사이를 뚫고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한국의 골문을 열었다.
한국의 대회 무실점 행진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최고의 선방쇼를 펼치며 무실점 행진의 중심에 섰던, 한국의 주전 골키퍼 김진현의 무실점 행진도 끝이 났다.
이후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져나와 한국은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연장에서 한국은 호주에 또 한 골을 더 내줬다. 연장 전반 14분 유리치가 오른쪽 골라인 부근에서 김진수의 마크를 뚫고 문전으로 패스했다. 김진현은 몸을 날려 볼을 쳐냈으나, 공이 문전으로 달려든 트로이시 앞으로 가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됐다.
무실점으로 버텨오던 김진현이 결승전에서 2골이나 내줬고, 한국은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하지만 김진현은 크게 자책할 필요는 없었다. 2골을 먹었다고 그동안의 김진현의 활약과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김진현이 결승에서 허용한 골은 그 어떤 골키퍼라도 막을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골키퍼의 전설로 불리는, 골키퍼로서 유일하게 발롱도르를 수상한 레프 야신도 실점을 허용한다. 골키퍼에게 영원한 무실점은 없다. 골대에는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다.
루옹고의 선제골이 특히 그랬다. 빠른 속도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정확하게 갈랐다. 그 어떤 세계적인 골키퍼라도 막지 못하는 골이었다. 김진현이 막지 못한 것이 아니다. 골키퍼의 역량을 넘어선 골이었다. 연장 트로이시의 결승골 역시 김진현이 크로스 패스를 잘 쳐냈으나, 체력이 떨어진 한국 수비진이 흘러나온 볼과 상대 선수를 따라가지 못해 내줬다고 봐야 한다.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진현, 그가 막지 못하면 누구도 막지 못한다. 그만큼 김진현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한국은 이 결승에서 2실점하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한국은 호주에 1-2로 졌다. 한국은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아쉬움보다 소득이 더 많았던 대회였다. 한국 골문을 든든히 지킨 골키퍼 김진현을 탄생시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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