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착잡하네요."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구단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안남수 단장 교체를 결정했다. 시즌이 한창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단행한 인사다.
김호철 감독은 안남수 단장과 오랜 인연이 있다. 김 감독이 이탈리아 프로팀을 떠나 귀국한 후 지난 2003년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부터였다. 안 전 단장은 당시 구단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안 단장이 사무국장을 맡은 뒤 두 사람은 현대캐피탈의 전성기를 함께 보냈다. 현대캐피탈은 2005-06, 2006-07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나서 삼성화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화재의 연속 우승 행진에 라이벌 현대캐피탈이 제동을 건 것이다.
두 사람은 한동안 구단을 떠나 있었는데 먼저 떠난 건 안 단장이었다. 2010-11시즌 도중 사무국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본사 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0-11시즌이 끝난 뒤 김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놨다. 총감독으로 자리를 옮기고 대신 하종화 감독이 팀을 맡았다.
김 감독과 안 단장은 지난 시즌 다시 한 번 현대캐피탈에서 만났다. 안 단장이 먼저 사무국으로 왔고 김 감독이 하 전 감독에 이어 다시현대캐피탈의 사령탑을 맡은 것이다.
이번 단장 교체 결정으로 두 사람은 다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구단 관계자는 "본사 정기 인사에 따른 발령"이라고 단장 교체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조이뉴스 24'와 가진 통화에서 "부진한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져야 하는게 맞는 일인데 이렇게 됐다"며 "마음이 무겁다. 책임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팀 분위기가 여러모로 많이 가라앉은 상황인데 올스타 휴식기를 계기로 다시 한 번 힘을 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4일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맞대결에서 3-1로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3일 뒤인 17일 LIG 손해보험과 경기에서 2-3으로 패하는 바람에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1일 수원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경기를 끝으로 4라운드 일정을 마감하고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간다. 김 감독에게 한국전력전은 또 다른 걱정이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지난 1~3라운드 한국전력을 상대로 모두 졌다.
김 감독은 "경기 결과에 대해 선수들이 부담을 덜어내도록 잘 다독일 것"이라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남은 5, 6라운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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