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미나' 장혁-오연서, 돋보인 '로코 케미' 속 2% 불안 요소는?

[이미영기자] 장혁과 오연서 주연의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베일을 벗었다.

오랜만의 로코 사극에 장혁의 믿고 보는 연기, LTE급 러브라인 전개 등 흥행 요소를 두루 갖췄다. 그러나 아직 전작의 캐릭터를 완전히 벗지 못한 두 배우 등 불안 요소도 있었다.

19일 오후 첫방송 된 MBC 새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 김선미·연출 손형석 윤지훈, 이하 빛미나)는 고려시대 저주 받은 황자 왕소와 버려진 발해의 마지막 공주 신율의 운명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첫 회는 저주 받은 운명을 타고 태어난 고려의 황자 왕소의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며, 왕소와 신율의 운명적 첫만남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극의 중심을 이끌고 가야 하는 장혁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왕소(장혁 분)는 "피바다를 만들 것"이라는 운명을 타고 태어나 아버지 왕건(남경읍 분)에 의해 금강산으로 쫓겨나 살게 됐다. 세월이 흐른 후 왕건은 왕소를 다시 황궁으로 불러들였다. 왕소는 "왜 그 때 지켜주지 못 했냐. 제가 없는 동안 황궁이 편안했으면 됐지 왜 지금에 와서야 나를 불렀냐"며 원망을 드러냈다. 황자로 태어났지만 이로 인한 상처와 아버지에 대한 불신을 가슴에 안고 있는 인물임을 설명한 것.

두 사람이 마주한 밤, 왕건은 자객들의 습격을 받게 됐고 왕소는 뛰어난 무술 실력을 보이며 아버지를 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황후의 냉대였다. 왕소는 왕을 시해하려고 했던 무리를 잡겠다며 선전포고 했고 개봉으로 떠났다.

왕소와 신율이 개봉에서 첫 대면을 하면서 러브라인 전개는 급물살을 탔다.

청해상단의 실질적 단주 노릇을 하는 신율(오연서 분)은 사고뭉치 오라버니인 양규달(허정민 분)로 인해 곽장군과 강제 혼인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던 상황. 신율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이미 혼인을 약속한 정혼자가 있다. 고려 사내이며, 보름 뒤 혼례가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서둘러 고려 사내를 찾아야 하는 신율은 개봉을 찾아온 왕소와 마주쳤다.

왕소가 수레에 치일 위기에 처한 신율을 구해주면서 두 사람은 운명적 첫만남을 갖게 됐다. 왕소에 첫눈에 반한 신율은 "내 신랑은 저 사내다"라고 점찍었다.

신율은 왕소를 보쌈해 "나랑 혼인해달라. 오늘 딱 하루만 몸을 빌려달라"고 가짜 혼인을 부탁했으나 왕소는 거절했다. 신율은 거듭 "나를 도와달라. 아니면 나보다 곱절이나 나이가 많은 사내와 결혼해야 한다. 불쌍하지도 않냐"고 졸랐다. 곽장군과 마주한 왕소했고, 신율의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왕소는 신율의 일방적인 구애에 얼떨결에 혼인을 하게 됐다. 신율의 상단 식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을 하게 된 왕소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에 처했다. 신율은 화를 내는 왕소에게 상단 식구들을 가리키며 "곽장군 때문에 잃을 뻔 했던 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게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고려 왕 왕건은 왕소를 여원 공주(이하늬 분)와 국혼을 시키려고 했다. 두 사람이 하늘이 정한 운명이라 믿었다. 왕소가 신율과 얼떨결에 혼인을 올리고 있던 날, 여원 공주는 황궁으로 향하고 있었다. 애꿎은 러브라인이 시작된 것.

예고편에서는 왕소와 신율이 합방을 하는 장면과 이별을 하게 되는 상황이 그려지며 향후 순탄치 않은 사랑을 예고했다.

이날 돋보인 것은 단연 장혁이었다. 극 초반에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쳤고, 아픔 있는 황자를 표현했다. 액션과 코믹 연기를 오가며 강렬한 존재감을 안겼다. 첫 사극 도전에 나선 오연서도 특유의 발랄함으로 극에 녹아들었다. 두 사람의 코믹하면서도 유쾌한 만남이 향후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기대 이상의 '로코 케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코믹 호흡을 보여준 두 사람이 애틋한 로맨스 연기를 어떻게 소화할지 궁금증도 높였다.

그러나 2% 아쉬움도 있었다. 장혁과 오연서 모두 전작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터. 장혁의 '음하하하' 웃음소리와 코믹 연기는 '운명처럼 널 사랑해' 이건을 떠올리게 했다. 밝고 명랑한 오연서 역시 '왔다 장보리'와 겹쳐졌으며, 중국어 연기는 다소 어색했다. 큰 공백 없이 후속작을 택하면서 캐릭터 간의 간극을 좁혀야 하는 숙제를 받아들게 된 것. 그러나 드라마의 본격 전개와 시청자의 캐릭터 몰입력이 더해진다면 이는 무리없이 해결될 것이라는 평이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이날 7.9%(닐슨코리아 기준)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에 방송된 SBS '펀치'(10.4%)와 KBS2 '힐러'(10.3%)에 이은 동시간대 3위의 기록이다. 후발 주자라는 점에서 다소 불리하게 출발한 '빛나거나 미치거나'. 주인공 장혁과 오연서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