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17일 한국과 호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3차전이 열린 브리즈번 스타디움, 이곳에는 '노란 물결'이 넘쳤다.
개최국 호주의 구름관중이 경기장에 몰렸다. 이번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최대 빅매치라 꼽히는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 호주팬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게다가 호주는 앞선 1, 2차전에서 8골이나 넣으며 2연승을 달려 호주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호주팬들은 호주가 홈에서 아시아의 전통 강호 한국을 꺾고 3연승 A조 1위로 8강에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호주의 상징색인 노란색 옷을 입고, 사커루(호주의 애칭)가 적힌 머플러 등을 착용하고, 구름처럼 경기장에 몰려들었다. 호주 홈팬들의 힘을 한국에, 또 아시아 전체에 보여주려는 의지가 넘쳐났다. 이날 경기장에는 4만8천여 명의 관중이 모였고, 당연히 대부분은 노란색 옷을 입은 호주팬이었다.
그런데 간혹 그 노란색을 거부한 호주인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들은 호주인임에도 한국 대표팀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고, 또는 한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을 응원했다. 사커루의 거대 응원단 속에서, 호주의 홈이자 자신의 조국에서 상대 국가인 한국을 지지하는 이들, 이유는 무엇일까.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만난 26세의 스카이 양은 한국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예전 버전인 한국 대표팀 유니폼에는 10번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고, 뒤에는 박주영의 이름이 있었다. 스카이 양은 한국 대표팀의 팬이자, 박주영의 팬이었다. 그녀는 호주 사람이고 시드니에 살고 있다. 한국 대표팀 경기를 위해 1시간 반 비행기를 타고 브리즈번으로 왔다고 한다.
스카이 양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 대표팀에 감동을 받아 팬이 됐다. 호주 사람이고 시드니에 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을 보기 위해 이곳까지 왔다. 한국 대표팀을 응원한다. 한국 대표팀 파이팅이다"라며 한국 축구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박주영의 팬이기도 한 스카이 양은 "박주영이 이번 대표팀에서 탈락된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한국 대표팀은 좋다"며 좋아하는 선수는 이번에 오지 않았지만 한국 대표팀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손에 손에 태극기를 흔드는 세 명의 호주 미녀들도 만났다. 그녀들에게도 왜 한국을 응원하느냐고 물었다. 그녀들의 대답은 "awesome"이었다. 한국축구가 경탄할 정도로, 기막히게 너무 좋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그녀들은 밝은 표정으로 함께 한국 파이팅을 외쳤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이 홈팀 호주를 1-0으로 꺾었다. 현지 한국인 팬들과 함께 한국 대표팀을 사랑하는 극소수 호주인 팬들의 힘도 한국의 승리에 조금은 보태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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