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가 타자 앤드류 브라운(31)을 영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계약을 완료했다. 브라운은 17일 SK의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한다.
장고 끝에 빛을 봤다. 브라운은 지난해부터 SK가 눈여겨보던 선수였다. 김용희 감독이 육성총괄을 지내던 시절, 미국에서 직접 브라운의 플레이를 보고 영입에 욕심을 냈다.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했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수비도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경쟁자가 많았다. 두산은 물론 일본 라쿠텐까지 브라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브라운의 몸값은 예상보다 크게 뛰었다. 결국 SK는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브라운 대신 제이슨 프라이디를 영입하기로 한 것이다. 26세라는 젊은 나이가 장점인 선수였다. 현지에서 "프라이디가 SK와 계약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프라이디와 계약은 막판에 틀어졌다. 과거 마이너리그에서 불법 약물 투여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SK는 곧바로 계약을 백지화했다.
그 사이 브라운을 둘러싼 상황도 변화가 있었다. 두산이 취약한 3루를 책임질 내야수 잭 루츠를 영입하면서 브라운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라쿠텐도 마음을 돌렸다. 수요가 줄어드니 치솟았던 브라운의 몸값도 떨어졌다. SK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브라운과 극적으로 손을 잡았다.
브라운은 '수비가 좋은 장거리 타자'를 원했던 SK의 입맛에 딱 맞는 선수다. 주로 우익수를 봤던 브라운은 중견수와 좌익수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내야 1, 3루도 커버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어깨가 강해 보살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만하다.
브라운은 마이너리그 통산 135홈런을 기록했다. 2011년과 2012년, 2014년에는 트리플A에서 20홈런을 넘겼다. 부상 경력도 없다. 꾸준히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방망이를 갈고 닦았다. SK가 중요하게 판단한 인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SK는 이번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실속'을 제대로 따졌다. 밴와트는 지난해 시즌 도중 합류해 11경기에서 9승을 올린 검증된 투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메릴 켈리를 총액 35만달러의 높지 않은 몸값에 영입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135홈런을 때린 타자 스캇 영입으로 낭패를 본 SK는 이름값을 계산에서 철저하게 지웠다.
브라운도 마찬가지다. 수비는 물론, 타격과 인성까지 SK가 원했던 스타일의 타자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심정으로 새 외국인 식구를 맞이한 SK가 지난해의 악몽을 서서히 지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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