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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에서 드러나는 韓축구 민낯,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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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부재-수비 불안은 고질적 문제, 대회 통해 개선 방안 찾아야

[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아직 풀지 못한 고민이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2연승으로 조기 8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갈 길이 멀다. 8강 토너먼트부터는 이전 전력과 다른 강팀들을 상대한다. 그 전에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호주와 자존심 싸움도 벌여야 한다. 승부의 확률은 반반이지만 결승에 진출하게 될 경우 호주와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기를 꺾어 놓아야 한다.

애초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 우승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난맥상이 드러났고 석 달의 공백을 거쳐 슈틸리케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휘봉을 잡은 지 3개월 만에 팀을 바꿔놓기 어렵다는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나 축구계 모두가 알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 4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아시안컵 체제에 돌입했다. 아시안컵 직전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지만 불만족스러웠다. 1골은 상대의 자책골이었다.

현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깃형 스트라이커 부재였다. 공격진의 평균 신장이 175㎝로 높이가 부족하다. 세트피스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공중볼 경합 후 리바운드 볼을 얻을 기회도 적다.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탁한 186㎝의 이정협(상주 상무)은 가능성은 지니고 있지만 아직 폭발력을 발휘하기에는 미흡하다. 출전 시간이 적은데다 이타적인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 과감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슈틸리케 감독은 플랜B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애를 쓰고 있지만 이 역시 쿠웨이트전을 통해 취약점만 확인했다. 남태희(레퀴야)가 골을 넣으며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고는 하지만 자주 볼이 끊기는 등 미숙함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중요했던 오만과의 1차전에서 남태희 대신 구자철(마인츠05)을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다. 남태희가 골을 넣는 순간에도 슈틸티게 감독이 만족을 표하기보다는 고개를 떨궜던 것은 전반적인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의 함축이었다.

수비 불안 역시 여전한 고민이다. 수비 문제는 이미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확인됐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은 알제리전의 실수를 이번 쿠웨이트전에서 똑같이 보여줬다. 김영권이 중심을 못잡으니 파트너 장현수(광저우 부리)도 함께 흔들렸다.

그나마 선수들 기량을 두루 점검하고 단기전의 특성에 맞춘 템포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모든 경기에 전력을 쏟는 게 아니라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려 8강 이후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는 시스템이 조용히 가동되고 있다.

익명을 원한 대한축구협회 한 기술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격수 부재나 수비 불안은 이전부터 계속 안고 있던 문제다. 단기간에 해결을 바랄 수 없다"라며 "아시안컵으로 축구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생긴 문제점은 차후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을 위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단기전 경험을 통해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 지금은 슈틸리케호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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