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일본에서 뛰고 있는 두 한국인 선수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은 각자 팀의 보배다. 이대호는 4번타자로, 오승환은 마무리투수로 팀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015년 새 시즌에도 둘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 각각 리그를 달리하는 둘이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정상을 가리는 일본시리즈에서 만났던 감격적인 장면을 국내 팬들은 올해 또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홈구장 좁아진다, 이대호 마음껏 휘둘러라
이대호는 지난해 오릭스에서 한신으로 이적한 후에도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144경기에 모두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 19홈런 68타점을 올리면서 소프트뱅크의 4번타자 갈증을 확실하게 풀었다. 덕분에 소프트뱅크는 78승 6무 60패를 기록, 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대호 역시 2001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소속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이대호의 방망이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든든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시리즈에서 오승환이 있는 한신과 만나 4승 1패를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대호는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면서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대호의 올 시즌 전망은 여전히 밝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을 앞두고 야후오크돔의 외야 펜스 높이를 낮추고, 홈베이스에서 좌·우중간 거리도 줄일 예정이다.
이대호는 최근 방송 출연에서 지난해 성적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특히 홈런 숫자가 적었던 것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타자에게 불리했던 홈구장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 이대호에겐 호재다. 홈런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번에 '수호신' 된 오승환, 도전 0점대 평균자책점
오승환은 '돌직구'로 일본을 평정했다. 오승환은 일본 진출 첫 해 64경기에 나서 2승 4패 5홀드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하면서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한신의 마무리투수 역사도 다시 썼다. 오승환은 지난해 8월 12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 시즌 28세이브를 거뒀다. 이는 1998년 벤 리베라가 기록한 27세이브를 넘어 한신의 외국인 투수 최다 세이브로 기록됐다. 9월 24일 요코하마전에서는 36세이브를 거두면서 일본 프로야구 역대 외국인 첫 시즌 최다 세이브를 기록했다. 또 시즌 최종전에서 39세이브를 올려 선동열 KIA 감독이 1997년 주니치 드래건스 시절 세운 역대 한국인 최다 세이브(38세이브)까지 넘어섰다.
한신은 오승환의 활약을 앞세워 2005년 이후 9년 만에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오승환은 클라이맥스시리즈 6경기에 모두 등판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대호의 소프트뱅크에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끝내기 홈런을 맞았던 오승환은 팀의 준우승에 아쉬움이 더 남았다.
오승환은 일본시리즈서 끝내기 홈런을 맞은 것을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꼽으면서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2015시즌에는 한국에서도 한 번밖에 하지 못한 0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하고 싶다"고 당당히 목표를 밝혔다.
오승환은 이미 한신의 대체 불가 자원이다. 오승환의 이번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 발언 이후 한신 관계자가 직접 한국을 찾아 진의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신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새 마무리투수 후보를 물색하면서도 오승환의 잔류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이대호와 오승환의 활약에 힘입어 소프트뱅크와 한신은 지난해 일본시리즈에서 격돌했다. 2015시즌에도 양 팀이 정상에서 다시 맞붙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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