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최효진(32)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꼭 야생마처럼 거침없이, 또 시원하게 열정적으로 달리는 모습이다.
이런 최효진은 K리그 정상급 선수로 평가 받았다. 그의 능력은 소속팀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국 축구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수비수와 미드필더, 때로는 공격수까지 소화하며 모든 포지션이 가능했던 최효진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멀티플레이어로 각광을 받았다.
그런데 거침없을 것 같았던 최효진의 질주가 지난해 멈췄다. 부상 등의 이유로 최효진은 지난 시즌 FC서울에서 혹독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주전 경쟁에서 차두리에 밀리며 지난해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렇기에 최효진은 다시 달릴 수 있는,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새로운 팀을 찾아야 했다.
최효진은 전남 드래곤즈를 선택했다. 최효진은 서울의 붉은 유니폼을 벗고 전남의 노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최효진이 전남에서 재기를 노리게 된 것이다. 다시 예전처럼 폭풍 질주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최효진은 독하게 마음먹고 전남에 합류했고, 다시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전남에 최효진의 '절친'들이 많은 것이 부활에 대한 자신감의 한 원천이다. 최효진과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임과 동시에 축구 선수로서, 경기력적인 면에서도 잘 맞는 선수들이 전남에 있다. 최효진은 '절친'들이 있어 새 팀에 적응하기 수월하고, 또 호흡이 잘 맞는 동료가 있어 이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효진의 첫 번째 '절친'은 전남의 외국인 선수 스테보다. 최효진과 스테보는 포항 스틸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2009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함께 들어올리기도 했다.
두 번째 '절친'은 현영민이다. 최효진과 현영민은 FC서울에서 함께 뛰며 깊은 우정을 나눴다. 두 선수는 2010년 FC서울의 K리그 우승 멤버로서 영광도 함께 했다.
또 한 명의 '절친'은 전남의 주장 방대종이다. 최효진과 방대종은 상주 상무에서 동고동락을 했다. 군인 신분이라는 열악한 환경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 피운 우정이기에, 최효진과 방대종의 우정은 더욱 진하다.
5일 전라남도 해남 울돌목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 2015년 출정식에서 만난 최효진은 "어제 전남 선수단에 합류했다. 전남에 와서 기쁘다. 나를 선택해준 전남에 감사하다. 이제 다시 경기에 많이 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베테랑으로서 무게감 있게, 올바른 방향으로 목표를 향해 정확히 가겠다. 내가 전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남에서의 부활을 다짐했다.
이어 '절친'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었다. 최효진은 "(방)대종이와 (현)영민이 형, 그리고 스테보와 친하다. 베테랑으로서 이들과 함께 힘을 합쳐 전남이 좋은 성적과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나의 모교인 아주대학교 후배들도 있다"며 든든한 동료 지원군을 향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대종은 "(최)효진이 형과는 상무 때 함께 뛰었다. 친한 형이다. 나와 잘 맞는 형이다. 형이랑 뛸 때 정말 좋았다. 경기력적인 면에서도 나와 너무 잘 맞았다. 형이 전남에 와서 기쁘다. 형이 어제 합류했다. 오전에는 휴식 시간이었는데 나에게 전화를 해 운동을 하자고 해서 함께 운동을 했다"며 최효진을 격하게 반겼다.
노상래 전남 신임 감독 역시 최효진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노상래 감독은 "최효진을 영입해서 기쁘다. 빨리 최효진 영입을 완료해서 하루 빨리 올 시즌 준비를 하고 싶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절친'들의 믿음과 감독의 기대, 최효진은 예전처럼 다시 멋지게 달릴 일만 남았다.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최효진의 부활과 전남의 비상이 함께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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