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화재는 2014-15시즌 NH농협 V리그 4라운드 첫 상대로 OK저축은행을 만났다. 삼성화재는 1세트를 상대에게 먼저 내줬지만 나머지 세트를 모두 가져가며 3-1로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15승 4패 승점44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OK저축은행전이 끝난 뒤 "아직 경기 수가 많이 남았지만 정규리그 1위를 위한 한 고비는 넘겼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어느때보다 약점이 분명하다. 리베로 곽동혁과 이강주가 버티고 있는 리시브 라인은 잘 버텨주고 있긴하지만 여오현(현대캐피탈)이 있을 때와 다르다. 군입대로 팀 전력에서 제외된 박철우의 빈자리도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도 1위를 달릴 수 있는 원인은 한국에서 3시즌째를 뛰고 있는 해결사 레오(쿠바) 덕이 크다. 여기에 한 가지 이유를 더할 수 있다. 팀 공격의 시작을 맡고 있는 세터 유광우가 있기 때문이다.
유광우는 2일 기준으로 세트(토스가 공격 성공으로 연결된 것을 의미) 부문 1위다. 세트당 평균 11.413개로 2위 권준형(한국전력, 세트당 평균 10.857개)을 앞서고 있다.
레오와 유광우가 손발이 잘 맞을수록 삼성화재를 상대하는 팀들은 골치가 아프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공격루트다. 유광우가 올리고 레오가 때리는 공식에 당하는 경우가 많아 속이 탄다.
레오는 OK저축은행과 2세트에서 공격점유율 85.71%를 기록했다. 공격성공률도 55.56%로 좋았다. 유광우는 "팀 승리가 최우선"이라며 "잘되는 쪽으로 토스를 몰아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선수를 이용해 공격을 시도하는건 내가 튀어 보일려는 행동"이라고 했다.
확률이 높은 쪽을 활용해 최대 효과를 얻는다는 점이 삼성화재가 갖고 있는 배구색깔이다. 레오의 공격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 유광우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은 묵묵히 코트에서 맡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광우는 팀 동료들에게 "정말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몰빵배구'라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선수 구성상 최선의 길이다. 유광우는 "팀 연습 때도 그렇지만 경기 도중에도 레오와 토스에 대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사용하는 언어가 서로 달라도 별 문제는 없다.
유광우는 "스페인어를 몰라도 괜찮다"며 "배구용어가 쉽기 때문에 레오도 다 알아듣는다"며 웃었다. 그동안 서로 손발을 맞춘 시간이 많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잘 안다. 레오도 유광우에 대한 칭찬에 인색하지 않다.
그는 "유광우는 팀의 조화를 위해 많이 노력한다"며 "세터도 그렇고 나도 실수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레오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항상 연구를 한다"며 "포메이션에 따라 어떻게 줘야 가장 좋은 공격이 나올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유광우는 나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삼성화재는 3일 우리카드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5연승 도전이다. 승점3을 얻는다면 2위 OK저축은행과 승점차를 12까지 벌릴 수 있다. 우리카드는 현재 외국인선수 없이 국내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르고 있다. 주포 중 한명인 최홍석까지 부상을 당해 출전이 불투명하다. 삼성화재에게는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우리카드는 1라운드 맞대결에서만 0-3으로 졌을 뿐 2, 3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는 세트를 따내며 끝까지 삼성화재를 괴롭혔다. 유광우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순 없는 일"이라며 "경기전 선수단 미팅에서도 항상 그 부분을 강조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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