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연기대상에 성역은 없었다.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가 악역에 조연이라는 한계를 딛고 'MBC 연기 대상'을 거머쥐었다. 시청자들이 직접 선택한 대상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유리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상암신사옥에서 신동엽과 수영의 진행으로 열린 '2014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이유리는 이날 대상을 포함, 방송3사 PD들이 뽑은 연기자상 등 2관왕에 올랐다.
MBC는 올해부터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투표제를 도입, 최고 영예상인 대상을 100% 시청자 투표에 맡겼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의 오연서, '마마'의 송윤아 등과 함께 대상을 놓고 경쟁을 펼쳤다. 이유리는 총 71만2천표 중 약 38만5천표를 획득하며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대상이었지만, 이유리의 수상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악역과 조연이라는 한계를 딛고 일궈낸 수상이기 때문.
그간 연기대상 수상자들을 살펴볼 때 드라마 악역이 대상을 꿰찬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간 악역으로 대상을 수상한 이는 2009년 '선덕여왕'의 미실 고현정 정도로, 이유리가 그 진기록을 이어가게 된 것. 사실 '왔다 장보리'에 이유리가 캐스팅 됐을 때만 해도 크게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타이틀롤 오연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데 반해 주인공을 괴롭히는 조연이었던 탓에 가려졌다.
더군다나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 출연 전까지만 하더라도 스타성을 갖춘 배우가 아닌, 아닌 캐스팅을 걱정해야 하는 '연기자'에 더 가까웠다.
그러나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이끌어냈다. '왔다 장보리'는 '왔다 연민정'이라고 불릴 만큼 이유리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연민정은 드라마의 흥행을 견인했고, 이유리의 연기력은 극찬 받았다.
이유리가 맡은 연민정은 거침없는 악행과 상상초월의 패륜을 저지르는 인물. 연민정의 악행이 하나씩 들킬 때마다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동시에 가련한 동정심이 들기도 하는 묘한 캐릭터였다.
이유리는 연민정을 통해 선(善) 과 악(惡)의 극명한 대비를 입체적으로 표현했고, 살벌한 표정과 톡톡 튀는 말투로 시청자들을 몰입 시키며 주인공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다.
주인공에 쏠리는 관심을 딛고 캐릭터와 연기력만으로 그 존재감을 발산한 이유리는 대상 수상을 통해 그 감격을 쏟아냈다.
이유리는 "캐스팅이 되야 그 역할에 출연할 수 있는 거고, 선택을 해주셔야 연기를 할 수 있는 건데 기회를 주신 백호민 감독님과 김순옥 작가님. 연민정 캐릭터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했다.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유리는 "인기라는 게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캐스팅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악역인데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게 해준 선배 연기자들이 계셔서, 악역도 사랑 받을 수 있었다. 좋은 캐릭터로 만나뵙고 싶다. 이제는 연민정을 놓아야 할 때인 것 같다. 한해 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눈물 소감을 전했다.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줬던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과 안녕을 고한 이유리. 시청자들은 '연민정'이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 이유리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왔다 장보리'를 통해 멋진 연기자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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