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개그맨 김준호의 옆에는 그를 믿고 따르는 수많은 후배들이 있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2014 KBS 연예대상'이 개최됐다. 대상 후보에 올랐던 김준호는 하나의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했지만 그보다 더 큰 걸 마음에 품고 돌아갔다.
김준호는 코코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였던 김모씨가 회사 돈을 횡령하고 잠적한 후 출연료 지급에 문제가 생기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로 인해 김준현, 이국주, 김지민을 포함한 대부분의 개그맨 개그우먼들과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김준호의 수상을 응원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김준현은 먼저 "친한 형이자 사장이었던, 영원한 보스 김준호 씨에게 오늘 시조 한 편 읽어드리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어진 말들이 웃고 있던 김준호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김준현은 "아시다시피 준호 형이 요즘 굉장히 힘들다. 옆에서 봐도 큰 힘이 돼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 힘든 일이 있어도 많은 분들 웃기려고 굉장히 많이 노력한다. 준호 형은 힘든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콧물 그리고 옷 벗는 걸 보면 가슴이 짠하다"고 했다.
이어 눈물을 글썽이며 "웃긴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그 뒤에는 슬픔과 눈물이 있는데 웃음과 대한민국 코미디를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다. 우리 식구들 똘똘 뭉쳐서 잘 이겨내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형은 우리에겐 영원히 대상이다"고 말했다.
또 김지민은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김준호 선배님이 저희에게 항상 '돈 말고 사람을 남겨라'라고 얘기하신다. 선배님은 너무 많이 남기셨다. 선배님 한 사람 때문에 저희가 흩어지지 않고 함께 하는 것 같다.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우수상을 받은 조윤호도 "김준호 선배가 '강물은 바람에 물결을 쳐도 바다로 가는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선배님이 가시는 길 우리가 함께 하겠다"고 했다.
김준호의 '절친'인 김대희의 메시지는 짧았지만 더 가슴 뭉클했다. 그는 "감사 할 사람 많은데 한 사람만 떠오른다. 김준호. 작년에 너 대상 탈 때 내 얘기 안 했잖아. 나도 안 할래"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눈과 김준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김준호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이날 시상식을 함께 즐겼지만 한편으론 후배들의 이어지는 감동적인 격려와 응원에 눈물을 계속 닦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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