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다사다난'했던 2014년의 끝이 보이고 있다.
2014년, 한국 축구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환희와 전율을 전한 일도, 실망과 분노를 느꼈던 일도 있었다. 과연 어떤 일들이 2014년 한국 축구를 빛내고 또 어둡게 만들었을까. 조이뉴스24가 2014년 한국 축구 10대 뉴스를 정리해봤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 은퇴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축구의 '상징'으로 군림했던 박지성이 5월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박지성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선수 생활이 힘들다고 판단, 은퇴를 결심했다.
박지성은 3번의 월드컵에 출전했고, 2002 한일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원정 16강의 신화를 만든 주역이었다. 그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박지성은 김민지 전 아나운서와 결혼에 골인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최악의 브라질 월드컵
2014년은 월드컵의 해였다. 그런데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서 웃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조예선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월드컵을 마쳤다. 처참한 실패였다. 한국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성적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던 박주영, 윤석영 등을 대표로 발탁하면서 '의리 논란'이 일어났다. 월드컵에 실패한 홍명보 감독을 재신임하려는 대한축구협회의 움직임으로 인해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사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선임
홍명보 감독의 뒤를 이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생겼고,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신임 감독으로 선임됐다. 스페인 '명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설적 선수로 뛰었던 슈틸리케 감독은 포근하고 인자한 행동, 또 날카로운 전술과 공정한 대표선발 등으로 축구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때까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리고 내년에 열리는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55년 만의 우승을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년에는 안방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한국 남자 축구는 환하게 웃었다. 지난 28년 동안 우승하지 못했던 '한'을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제대로 풀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강호였지만 언제나 아시안게임에서는 작아졌던 한국 축구의 징크스를 인천에서 깬 것이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대표팀은 무실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임창우의 결승골이 터져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래를 본 한국 여자 축구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는 23세 이하가 출전하지만 여자 축구는 A대표팀이 출전한다. 한국 여자 축구는 이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가능성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태극 여전사들이 증명했다.
한국은 세계 최강 중 하나라는 북한과 4강에서 만나 1-2로 패배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큰 박수를 받았다. 강팀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는 투지와 끈기, 그리고 뒤지지 않은 경기력에 국민들은 감동을 받았다. 한국은 3~4위전에서 베트남에 승리, 동메달을 목에 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북, 클래식 압도적 우승
2014시즌 K리그 클래식은 전북 현대의 독무대였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즌 전부터 1강이라 평가 받던 전북은 예상대로 1강다운 행보를 이어갔다. 전북은 선두를 독주한 끝에 K리그 클래식 3경기를 남겨 둔 상황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의 우승으로 최강희 전북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하며 K리그 최다 감독상 수상 타이기록을 세웠다. 전북 간판 공격수 이동국은 MVP에 등극하며 K리그 최초로 MVP 3회 수상자로 이름을 남겼다.
◆K리그 챌린지, 대전의 압도적 우승과 승격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 전북 현대가 있었다면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는 대전 시티즌이 있었다. 대전은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키며 최강의 위용을 자랑했고, 2경기를 남기고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대전은 챌린지 우승으로 다시 1부 리그로 승격했다. 우승을 이끈 조진호 대전 감독은 K리그 챌린지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대전의 외국인 선수 아드리아노는 27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MVP와 베스트 11까지 3관왕에 오르며 K리그 챌린지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다.
◆'대세'가 된 손흥민
2014년에도 유럽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그 중심에는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손흥민이 있었다. 이제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대세'가 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은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을 두 시즌 연속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으로 이끄는 등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5골,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 등 총 11골을 성공시키며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중동과 중국으로, 脫 K리그 러시
2014년, 유독 K리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많았다. 축구의 대륙 유럽 진출은 잠잠해진 반면 중동과 중국으로의 진출이 성황을 이뤘다. 거대 자본을 무기로 중동과 중국은 질 높은 K리그 선수들 영입에 열을 올렸다.
K리그 최초 3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던 데얀(전 FC서울)이 중국으로 떠났고, FC서울 주장 하대성도 중국으로 팀을 옮겼다. 지금 두 선수는 베이징 궈안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근호는 카타르 엘 자이시로, 이명주는 UAE 알 아인으로 떠나는 등 K리그 간판 선수들의 중동, 중국행 러시가 이어졌다. 유럽에서 활약하던 박주영도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 구단주 파동
K리그 시즌 말미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성남FC의 이재명 구단주가 자신의 SNS에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과 승부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을 만들었다.
이후 이재명 구단주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고 가장 낮은 징계인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 구단주는 이에 반발하며 재심 청구를 시도해 논란을 이어갔으나 결국 이 구단주가 재심 청구를 취소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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