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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결산]서건창·박병호·강정호·밴헤켄, 넥센 '빅4'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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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 이끈 원동력…막강 타선 구축

[류한준기자] 올해 프로야구는 삼성 라이온즈가 사상 처음으로 4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마무리됐다. 그러나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팀은 따로 있었다.

바로 넥센 히어로즈다. 넥센은 올해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지난 2008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삼성과 우승을 놓고 맞대결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참가하면서 만년 하위팀이라는 꼬리표를 시원하게 뗀 것이다.

넥센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199홈런 786타점을 합작한 타선이 돋보였는데 그 중에서도 서건창 박병호 강정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또한 7년 만에 선발 20승 투수에 이름을 올린 앤드류 밴헤켄이 마운드를 든든히 지킨 것도 큰 힘이 됐다.

타선의 진화, 박병호 강정호에 서건창까지 '펄펄'

넥센은 전반적으로 방망이가 강한 팀으로 꼽힌다. 김시진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012년부터 타선에 무게감이 실리기 시작했다.

염경엽 감독이 팀을 맡고 난 뒤에 넥센 타선은 더 강해졌다. 타선의 중량감을 단번에 끌어올린 주인공은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다.

박병호는 올 시즌 5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52홈런으로 시즌을 마쳤고 이제는 소속팀이 아니라 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4번타자가 됐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로는 처음으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강정호도 박병호 못지않게 타선에서 큰 활약을 보였다.

강정호는 이종범(전 KIA 타이거즈)이 갖고 있던 유격수 최다 홈런 기록을 훌쩍 뛰어 넘었다. 강정호는 40홈런을 때려냈다. 박병호와 강정호 두 선수는 팀이 쳐낸 홈런의 거의 절반을 담당했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LPG 타선'이 유명했다. 클린업트리오로 나선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의 성을 딴 별명이다. 그런데 올 시즌 넥센 타선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염 감독은 이택근을 2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대신 유한준을 3번 중심타선으로 기용했다. 이택근과 유한준도 올 시즌 각각 21, 20홈런을 기록했다. 이택근과 유한준이 제몫을 해내며 타선은 전보다 훨씬 위력이 더해졌다.

염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한준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유한준은 그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냈다. 이택근은 때로 하위 타순에 나서기도 했으나 꾸준한 기량으로 타선을 받쳤다.

하지만 올 시즌 넥센 타선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1번 타순에 자리잡아 안타를 무섭게 때려난 서건창이다. 서건창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개인 200안타 고지를 밟는 놀라운 업적을 일궈냈다.

201안타로 시즌을 마감한 서건창은 타율 3할7푼으로 최다안타와 타격왕을 석권했다. 67타점 48도루를 기록하며 톱타자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했다. 시즌 후 서건창은 당당히 MVP로 선정됐다.

든든한 에이스 밴헤켄, 20승 투수로 우뚝

타선이 잘 터진다고 승리의 보증수표가 되는 건 아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처럼 마운드가 안정돼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정규시즌과 같은 장기 레이스도 그렇고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서도 마운드가 강해야 한다. 넥센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5.25였다.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투수층이 두텁지 않은 넥센으로서는 그나마 선방했다.

선발 20승(6패)을 거둔 밴헤켄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 2012년 넥센에 입단한 밴헤켄은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20승으로 장식했다. 팀의 제1선발로서 제몫 이상을 해낸 것이다.

밴헤켄의 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구위가 궤도가 오르자 지난 5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부터 8월 1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밴헤켄은 14경기 연속 선발승을 올렸다. 그 기간 밴헤켄이야말로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가 됐다.

밴헤켄은 2015시즌에도 넥센 유니폼을 입고 뛴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이 보내는 신뢰는 여전하다.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가 밴헤켄의 2015년 목표가 됐다.

넥센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우승을 내주긴 했으나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1차전을 먼저 가져갔고 4차전까지 2승 2패로 균형을 이뤘다. 5차전에서 넥센이 승리를 거뒀다면 시리즈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염 감독과 선수들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오프시즌 진행된 각종 시상식에서 넥센 선수들의 이름이 가장 많이 불렸다. 특히 서건창, 박병호, 강정호, 밴헤켄 등 '빅4'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우승팀 삼성보다 더 많은 관심과 환호를 받았던 넥센, 그들의 2014년은 눈부시게 빛났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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