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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대표, 슈틸리케의 '멀티 능력자 선호'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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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탈락, 이동국-김신욱 부상…멀티 플레이어로 공격력 극대화

[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60) 축구대표팀 감독은 22일 2015 아시안컵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박주영(알 샤밥),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 2014 브라질월드컵에 주축으로 나섰던 이들을 대거 제외했다.

윤석영과 홍정호는 최근 소속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재활의 필요성이 커져 불가피하게 뺐다. 박주영은 얄 샤밥 이적 후 첫 경기 골을 제외하면 6경기 내내 침묵하고 있는 현재 컨디션에 발목이 잡혔다. 골잡이가 골을 넣지 못하고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니 대표팀에 선발해야 할 명분이 부족했다.

부상자나 박주영을 대체해 대표 선발된 자원들의 특징은 슈틸리케 감독이 요구하는 멀티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데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처럼 단기전에서) 멀티플레이어 존재 여부는 상당히 중요하다. 박주호(마인츠05)는 왼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장현수(광저우 부리) 역시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더 수비적으로 혹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라며 대표선수 가운데 멀티 플레이어들을 예로 들며 팀 전력 극대화를 위해 멀티 능력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윤석영과 홍정호의 경우 대체할 가용 자원이 충분했다. 윤석영의 위치인 왼쪽 측면 수비수에는 김진수(호펜하임)와 박주호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었다.

박주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뽑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깔끔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소속팀에서도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오른쪽 측면 수비 요원인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돌려막기로 배치되는데도 큰 문제가 없다.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력도 나쁘지 않은 이들이다. 여차하면 김민우(사간 도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도 뛸 수 있다.

홍정호도 김영권, 장현수, 곽태휘(알 힐랄), 김주영(FC서울)이라는 포지션 경쟁자들이 있다. 수비 리딩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김영권이나 김주영이 충분히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 곽태휘도 지난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등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수비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

장현수는 아시안게임과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상황에 따라 기성용이 공격형으로 전진하게 될 경우 장현수-박주호 조합을 볼 수도 있다. 전형적인 대인방어형 미드필더 한국영(카타르SC)이 강팀을 상대로 나서게 될 경우에는 장현수나 박주호 중 한 명이 함께 배치되는데도 문제가 없다.

박주영 대신 선발된 이들의 경우 두 가지 이상의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다재다능함으로 극복한다. 부지런한 이근호(엘자이시)는 처진 공격수나 제로톱, 측면 날개 등 어디서나 뛸 수 있다. 조영철(카타르SC)도 원톱 아닌 원톱처럼 뛴다. 측면으로도 빠질 수 있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했던 평가전을 통해 다양한 위치에서 검증 받았다.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이 오락가락하는 구자철(마인츠05)이 감을 잡지 못하면 이근호, 조영철로 대처 가능하다. 남태희(레퀴야)도 어느 위치에서나 공격을 이끌 수 있다. 이명주(알 아인)도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 등 기동력을 중시하는 슈틸리케호에 충분히 녹아들 수 있다.

이정협(상주 상무)은 최전방 공격수지만 활동량으로 따지면 공격 전지역 커버가 가능하다. 지난해 부산 아이파크에서 뛸 당시 측면으로 이동해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의 특징에 상대 수비진을 몰고 다니는 능력까지 보여줬다.

제주도 서귀포 전지훈련에서도 이정협은 미니게임이나 연습경기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위치 변화를 시도했다. 부산, 상주 상무에서와 다른 점이라면 공격에 좀 더 적극성을 띠었다는 점이다. 동료 공격수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커버플레이까지 확실하게 해주며 상대의 저항에도 끄떡없는 타깃형 공격수의 능력을 과시했다.

멀티 능력은 박주영과 함께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의 공격력 극대화로 귀결된다. 공백을 메우고 메워 전체 틀을 완성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승부수인 셈이다. 다음달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윙어 손흥민(레버쿠젠)을 원톱으로 시험 가동해보려는 의도도 같은 맥락이다. 전술적 유연성까지 살아나면 그야말로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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