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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빛낸 배우들, 더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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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전석호·김대명·태인호 등 숨어있던 보석들의 발견

[권혜림기자] '미생'의 성공은 보석같은 배우들의 재발견으로 이어졌다. 앞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청춘 스타들에 더해, 오랜 기간 연기계를 누벼 온 베테랑 배우들, 연극계와 독립영화판에서 활약했던 출중한 신인들이 '미생'을 통해 빛을 봤다.

20일 방영된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의 마지막화는 중국 태양열 사업에 뛰어들었던 오차장(이성민 분)이 회사를 나온 뒤 남겨진 영업3팀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차장은 회사를 나와 새로운 사업체를 꾸렸다. 과거 함께 일했던 김선배와 함께 투자해 회사를 만들고, 과거 요르단 수출 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계열사로 물러났던 김부장(김종수 분)을 사장으로 고용해 함께 업무를 시작했다.

원인터내셔널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워커홀릭으로 꼽혔던 오차장은 자신의 사업체에서 새로운 에너지로 도전을 시작했다. 여기에 장그래와 김대리 등 영업3팀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이들이 다시 뭉치게 됐다.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한 완성도에는 배우들의 '구멍 없는' 호연이 큰 몫을 했다. 주인공 장그래로 분한 임시완은 지난 2013년 개봉작인 영화 '변호인'에 이어 또 한 번 출연작의 인기를 이끌었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멤버이기도 한 그는 '미생'을 통해 현 시점 가장 출중한 실력을 지닌 '연기돌'의 입지를 분명히 했다.

임시완은 바둑이 전부였던 삶을 살다 프로 입단에 실패한, 뼈아픈 실패의 기억을 딛고 원인터내셔널에 입사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장그래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 호평을 이끌었다.

다수의 독립 단편 영화를 통해 내공을 다졌던 배우 변요한은 '미생'이 발굴한 최고의 수확이라 할 만했다. 섬유팀 한석율 역을 연기한 그는 수려한 외모가 주는 이미지를 씻고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캐릭터와 하나가 됐다. 여기에 더해 상사 성대리(태인호 분)와 갈등 끝에 본연의 밝은 표정을 잃어야 했던 사연, 모든 것을 짊어지고 회사를 나선 오차장을 보내던 순간을 연기하면서는 기대 밖 얼굴로 시청자를 만나기도 했다.

'최고 스펙'을 자랑하는 신입 사원 장백기 역의 강하늘은 SBS 드라마 '상속자들'이나 Mnet 뮤직드라마 '몬스타' 등 전작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 확연한 차이가 엿보이는 연기를 선보였다. 극의 초반, 낙하산 장그래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엿보이는 모습, 차가운 상사 강대리(오민석 분) 아래 안절부절하는 표정은 미남 청춘스타로만 여겨졌던 강하늘의 다른 가능성을 그려낸 장면들이었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뛰어난 외국어 실력으로 안영이 역에 녹아든 강소라의 활약도 칭찬받을 만했다. 차갑고 이성적인 것만 같아보였던 안영이는 금전적인 압박을 가해오는 아버지의 존재로 상처를 안고 살아 온 캐릭터. 여기에 그가 배정된 자원3팀은 마초 상사들이 한데 모인 공간이었다. 정글에서 살아남듯 고군분투하는 안영이의 모습은 때로 공감을, 때로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다.

오차장 역의 이성민은 '더할 나위 없는' 연기로 '미생'의 중심을 제대로 잡았다. '우리 애' 장그래를 비롯, 자신이 이끌어 온 영업3팀 직원들을 위해 제 몸을 내던졌던 그는 '현실엔 없는' 판타지 상사의 전형이기도 했다. 특유의 따뜻한 눈빛, 페이소스 짙은 얼굴이 이성민이 아닌 오차장을 상상하게 어렵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영화와 드라마로 다작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이경영은 최전무 역을 통해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위악인지 위선인지, 도통 그 속을 알 수 없는 최전무의 모습은 '미생'을 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다.

회사 어딘가에 꼭 있을 법한, 사실감 넘치는 인물들로 분했던 각 배우들은 사실감 넘치는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인간미 넘치는 뽀글머리 김대리 역의 김대명, 합리적이고 냉철한 캐릭터 천과장 역의 박해준도 제 목을 했다.

한석율과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떨친 성대리 역 태인호, 장백기의 까칠한 사수 강대리 역 오민석, 자원팀 '마초'들에서 안영이의 '오빠'들이 된 듯한 하대리 역 전석호와 정과장 역 정희태, 유대리 역 신재훈 역시 극의 재미를 높인 이들이었다.

카메오로 등장해 짧은 분량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가로챘던 이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소심한 박대리 역의 최귀화는 물론이고 영업3팀에 최대의 위기를 몰고 온 박과장 역의 김희원도 그 예였다. 배우 오정세는 성대리 내연녀의 남편으로 분해 마지막화를 빛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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