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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제주' 선언 조성환 감독 "승리 정신 심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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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독 취임식, "니포 축구 계승자 중 승리욕은 내가 최고"

[이성필기자] "(니포 축구 계승자 중) 승리욕은 나를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조성환(41) 신임 감독이 묵직한 취임 소감을 던졌다.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이 생기는 팀으로 만들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데 온 힘을 쏟아내겠다고 전했다.

조 감독은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 클럽하우스 내 인재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선수 생활을 했던 곳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했는데 의미도 있고 뜻깊은 시간이다"라며 감독 선임에 대한 벅찬 감동을 표현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임 박경훈 감독이 5년 동안 만들어왔던 색깔을 걷어내는 일이다. 조 감독도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듯 "감독님과 내 철학이 다를 수 있다. 지지는 하지만 이기려는 강한 의지와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 승리하는 습관을 만들어 우리보다 상대가 볼을 소유하면 더 위압감을 주는 축구를 구사하겠다"라고 외쳤다.

2군 감독 역할을 하며 선수들을 세세하게 잘 알고 있는 조 감독은 "2군 감독 입장에서 선수 평가를 할 것이다. 가능성 있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 자율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겠다"라며 점진적 변화를 예고했다.

패싱 축구가 기반이었던 전임 박 감독의 전술에서 좀 더 벗어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조 감독은 "정신적, 체력적으로 강해져야 한다. 이기려는 의지도 있어야 한다.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신뢰를 앞세우겠다"라며 제주를 단단한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감독이 된 이상 좋은 성적은 필수다. 제주는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대한 갈급함이 있다. 그는 "성적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져야 한다. 공격 쪽에서 기존 전력을 극대화 하는데 주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1993~2001년 제주의 전신격인 부천 SK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조 감독은 1994~1998년 지휘봉을 잡았던 러시아 출신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제자 중 한 명이다. 이른바 패스 기반의 아기자기한 축구인 '니포 축구'를 경험했다.

'니포 축구'를 아는 이들의 K리그 대거 입성으로 경쟁은 치열해졌다. 윤정환 울산 현대, 남기일 광주FC 감독과 치열한 승부를 벌여야 한다. 조 감독은 "나는 니포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 나름대로 추구하는 것이 있다. 나와 남기일, 윤정환 감독 중 이기려는 승리욕은 나를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이슈가 될 것이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모든 팀을 이기고 싶다는 조 감독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한 조성환 이상의 인지도를 갖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내게 조성환이라는 이름의 경쟁자가 두 명 있었다. 야구의 조성환과 전북에서 뛰었던 조성환이다. 앞으로는 야구 조성환이 감독이 되거나 해서 떠오르기 전까지는 내 기사가 먼저 나갈 수 있게 하겠다"라고 웃었다.

제주는 올해 스포츠마케팅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전임 박 감독이 군복을 입고 관중 2만명 돌파 시 머리카락을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관중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진중했다. 그는 "지역 밀착 이벤트라면 참여 의사는 있지만 나보다 우리 선수들이 골 세리머니 등을 화려하게 할 것이다. 내가 현역 시절 골키퍼 이용발은 두건을 착용했고 이성재는 팀 색깔에 맞는 빨간색 염색을 했다. 내가 하면 이상할 것이다. 선수들이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으면 좋겠다"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물론 2만명 관중이 들어오면 전임 박 감독과 함께 오렌지색 염색을 하겠다며 필요할 때는 망가질 수도 있음을 알렸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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