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인생경기'라는 말이 있다. 선수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는, 멋진 활약에 대한 수식어다. 서울 SK 박상오가 17일 모비스전에서 딱 그랬다.
박상오는 이날 3점슛 7방을 포함해 무려 30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리바운드도 8개를 잡아냈고 어시스트 5개, 스틸 4개를 곁들였다. 30득점은 자신의 프로 데뷔 한 경기 최다 득점, 7개의 3점슛 역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특히 4쿼터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돋보였다. 박상오는 30득점 가운데 17득점을 4쿼터에서만 쏟아부었다. 5번 시도한 3점슛은 모두 림을 갈랐고, 공격 리바운드 과정에서는 상대 빅맨 함지훈의 5반칙 퇴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팀의 대역전패가 아쉬울 뿐이었다. 박상오의 활약에도 SK는 19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8-89, 한 점 차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SK가 이겼다면 시즌 첫 선두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만 거꾸로 선두 모비스와의 승차가 반경기에서 1.5경기로 늘어났다. 박상오나 SK에게나 아쉬운 승부였다.
그러나 아쉬운 패배에도 SK는 박상오의 활약으로 웃을 수 있을 듯하다. 올 시즌 SK의 최대 약점은 슈터 변기훈이 빠져나간 공백이다. SK는 3점슛 성공 전체 7위(경기 당 5.5개), 3점슛 성공률 전체 9위(30.67%)에 머물고 있다. 장신 포워드 군단을 앞세워 높이에서는 리그 최상급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외곽이 약하다.
포워드 자원인 박상오는 올 시즌 때에 따라 2번(슈팅가드) 자리를 맡기도 한다. 지난 시즌까지 변기훈이 섰던 포지션이다. 박상오가 모비스전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SK의 공격력은 더욱 날카로워질 수 있다.
박상오의 외곽 활약이 이날 모비스전 한 경기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박상오는 지난 9일 전주 KCC전에서도 3점슛 4방을 터뜨리며 18득점을 올렸다. 12일 부산 KT전에서 역시 3점슛 3방 포함 19득점을 기록했다. 14일 창원 LG전에서 3점슛 1개와 12득점에 그쳤던 것은 모비스전 대폭발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올 시즌 박상오가 한 경기에 3점슛 3개 이상을 성공시킨 것은 4차례 있었다. 그 중 3차례가 최근 4경기에 집중되고 있다. 박상오가 서서히 슈터로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그런 날도 있다"고 얘기했지만, 박상오의 외곽 활약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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